-적합업종 법제화 예고, 외식업계 등 노심초사 -골목상권 소상공인 자체 경쟁력 강화 필요 -기술지원ㆍ임대료규제ㆍ세제혜택 등이 먼저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생계형 적합업종 법제화가 추진되면서 외식업 등 관련업계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이미 출점제한을 권고받고 있는 상황에서 법제화될 경우 산업 전반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일각에서는 ‘대기업을 막아 소상공인을 살리자’는 취지가 결과적으로 실효성이 있는지, 이것으로 생계형 자영업자들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지 의문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나아가 대기업이 주도권을 가지고 있는 국내 외식산업의 성장을 저해해 글로벌 경쟁력을 떨어트릴 수도 있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국회서 중소기업적합업종 73개 품목의 지정 기한(총 6년)이 차례로 종료되면서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법안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의 모태인 중소기업적합업종은 대기업의 무분별한 진출로 인해 중소기업이 경영 악화 등을 겪게 되는 경우 사회적인 합의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제도다.

당장 긴장하고 있는 곳은 음식점업이다. 음식점업 7개(한식ㆍ중식ㆍ일식ㆍ서양식ㆍ기타 외국식ㆍ분식 및 김밥ㆍ그 외 기타 음식점업) 대기업은 신규 진입 및 확장 자제 등을 권고 받고 있어 법제화 지정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출점이 제한된데다 임대료ㆍ인건비 등의 부담이 겹쳐 이미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CJ푸드빌 계절밥상(54개), 이랜드 자연별곡(46개), 신세계푸드 올반(14개) 모두 신규 출점 계획이 없다. 빕스 매장은 2013년 90개에서 현재 81개로 줄었다.

현재 적합업종 권고를 받고 있는 제과(제빵)과 외식업종 역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제과업은 ‘동네빵집 반경 500m 내 대기업 빵집 신설 금지’와 ‘대기업 빵집 프랜차이즈의 신규 점포를 전년도 점포 수의 2%로 제한’하는 규정을 적용받고 있다.

이 결과 관련 국내 업계는 정체상태에 빠졌고, 그 사이 외국계 베이커리 브랜드는 빠르게 사세를 확장했다는 견해도 나온다.

실제 한 제과 브랜드 자체조사 결과, 적합업종 제도 도입 이후 프랑스 베이커리 브랜드 콘트란쉐리에의 점포 수는 30여개 이상으로 증가했고, 브리오슈도레도 프랜차이즈 형태로 공격적으로 매장을 확장하고 있다. 토종기업의 역차별 논란이 뒤따르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셈이다.

프랜차이즈가 자영업의 생존율을 높여주기 때문에 규제에서 제외해야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2014년 일반 점포의 생존률은 58.4%이지만, 가맹사업의 경우에는 73%가 된다. 업계 관계자는 “프랜차이즈가 일자리 창출효과가 크고 가맹점주가 가족의 생계를 담당하는 개인 자영업자인 경우가 많으므로 가맹사업에 대해서는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했다.

적합업종의 강력한 규제 일변도는 토종 브랜드의 글로벌 진출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서 사세를 확장해야 해외 투자가 이뤄지고 글로벌 진출의 활로도 모색하게 되는데, 국내 사업 안정성이 떨어진다면 해외 진출의 기회 자체를 잃게 될 수도 있다”고 했다. 골목상권 보호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자칫 전반적 외식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는 것이다.

이에 적합업종 법제화에 따른 득실관계를 면밀하게 따져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재 동반성장위원회는 시장감시, 상생협약을 포함한 111개 품목을 적합업종으로 관리하고 있지만 몇몇 품목을 제외하고는 동반 성장보다 기술 퇴행과 시장 난립, 경쟁력 저하를 초래했다는 평가도 있다.

이에 근본적으로는 소상공인의 자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무조건적으로 한쪽을 막는 것이 아니라 다른 한쪽을 키우고 상생하는 것이 바람직한 시장 경제”라며 골목상권 자영업자를 위한 카드 수수료 면제, 임대료 상한선 규제, 기술 교육과 사업지원 등 혜택이 요구된다”고 했다. 이어 “소비자 입장에서도 대기업과 소상공인이 공존하면서 다양한 제품을 선택할 권리를 갖는다”며 “골목상권과 대기업이 함께 살 수 있는 정책을 펼쳐주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