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사진 등 수백건 수집…일부 IT기업 장비 · 네트워크 지원

“내 아들 김○○, ○○아!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더 통화라도 많이 할걸, 이럴 줄 알았다면…. 할 말이 없다. 너무 해준 게 없어서…. ○○아, 엄만 널, 내 아들 ○○이를 못 알아볼까봐 겁난다. 마지막으로 엄마에게 온전한 모습 보여주라…. 그 모습 가슴에 묻을 수 있도록…. 넌 비록 우리 곁을 떠났지만 엄마가 숨이 끊어져도 넌 내 가슴 속에서 영원히 함께 할거야. ○○아! 살아서 널 기다려서 미안해, 혼자 먼저 보내서 미안해.”

세월호에서 희생된 단원고 학생 고(故) 김○○ 군의 어머니가 팽목항에 적어놓은 편지다. 팽목항에 나부끼는 노란색 리본에 남겨진 절절한 어머니의 애원은 끝끝내 아들에게 전해지지 못했다.

이같이 전해지지 못한 마음을 ‘기록’해 기억하려는 이들이 있다. ‘세월호를 기억하는 시민네트워크(기억 네트워크)’다. 기억 네트워크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모든 기록을 수집하고 보관하고 정리하는 시민 기록단이다. 전국의 시민과 전문가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세월호 사고에 대한 기억을 온전히 유지할 수 있도록 관련 기록을 수집해 정리한다.

활동 반경은 일상적인 기록 수집에서, 캠페인, 안산 고잔동 세월호 기억저장소 운영, 추모행사 등 다양하다. 세월호와 관련된 모든 활동에 참여하며 기록으로 남기는 게 이들의 역할이다.

지난 4월 사고 직후 시작된 기록 활동은 시민들의 참여로 사고 100일을 사흘 앞둔 현재 사진 815건, 동영상 96건에 이른다. 음성녹음도 30건이 모였으며 문서는 185건이 수집됐다.

다른 시민사회의 지원도 이어졌다. 아름다운재단은 4월 시스템 개발비 8000만원과 고잔동 임대보증금 8000만원 등을 지원하기 협약했으며, 일부 정보기술(IT) 기업의 도움으로 네트워크 장비와 스토리지 장비를 공동으로 이용하며 프로젝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세월호 사고와 관련해 일반 시민이나 언론, 희생자, 유족 등이 보유한 모든 기록은 웹페이지 SNS 등을 통해 수집된다. 유가족을 위로하는 편지와 희생자 추모글도 수집 대상이다. 현재도 기록 네트워크에는 시민들과 자원봉사자 등의 기록이 기증되고 있다.

수집된 기록은 세월호 사고 진상규명과 함께 세월호 가족 공동체의 회복을 위한 도구로 활용될 예정이다.

팽목항에 나부끼던 노란색 리본의 메시지를 비롯해 사고 수습 과정에서 각종 영상과 사진, 문서는 현재 기억 네트워크가 임시로 보관하고 있다. 단체는 또한 장기적으로 이 기록을 전문 보존시설을 만들어 보관할 예정이다.

단체 관계자는 “해당 자료는 모두 세월호 가족들에게 기증되며 진상규명 이후에는 가족들이 치유하는데 도움을 주는 도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