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일자리 부족·고용시장 불안 美中간 무역전쟁·미국 금리인상 대외악재 산재 향후전망 불투명 지난해 우리경제가 3%대 성장률을 회복하고 1인당 국민총소득(GNI)도 3만달러에 육박한데 이어 올들어서도 생산ㆍ소비ㆍ투자 등 주요 경기지표가 완만한 개선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서민들의 체감경기는 여전히 썰렁하기만 하다.
이는 반도체 등 일부 수출 호황업종을 중심으로 경기가 개선되고 있는 반면, 이것이 청년일자리를 비롯한 고용시장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가운데 업종별 부침도 심하기 때문이다. 대기업-중소기업, 수출기업-내수기업의 양극화가 여전한 것도 원인이다.
게다가 갈수록 노골화하는 미국의 자국중심주의ㆍ보호무역주의 공세에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금리인상 등 위협요인이 많아 경기개선 흐름이 얼마나 지속될지 매우 불확실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아직까지는 통상마찰의 영향이 국내 경기지표에 반영되지 않고 있지만 후반기로 가면서 그 악영향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선제적이고 치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문하고 있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2월 산업활동 동향’은 지난해 후반부터 나타난 경기개선 흐름이 올들어서도 이어지고 있지만, 그 기반은 견고하지 못하다는 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 반도체ㆍ디스플레이 등 전자부품 생산은 지속적으로 호조세를 보이고 있지만, 조선업 등 기타운송장비는 침체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자동차도 신차 효과 등에 힘입어 일시적인 반등세를 보였지만 기조적으로는 부진한 상태다. 소비와 설비투자는 각각 2개월 및 4개월 연속 증가했지만, 건설투자는 건축을 중심으로 한풀 꺾인 상태다.
제조업 현장의 경기체감도에 큰 영향을 미치는 평균가동률은 1월보다 2%포인트 높아진 72.3%를 기록했으나, 여전히 과거 경제위기 당시 수준에 불과한 상태다. 지난달 제조업 생산이 1.4% 늘었지만, 재고도 1.1% 증가해 판로가 제한돼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처럼 업종별 부침이 심화된 데다 일자리 사정이 악화하면서 서민들의 경기체감도는 더욱 떨어지고 있다. 지난달 취업자수 증가규모가 10만4000명에 머물면서 8년여만의 최저치를 기록한 가운데, 실업자는 126만5000명으로 1월보다 20만명 이상 급증했다. 전체 체감실업률은 12.7%, 청년층(15~29세) 체감실업률은 22.9%에 달해, 경기지표의 개선을 체감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태다.
서민들의 경기체감도가 높아지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지만, 대내외 여건이 그 시간을 허용하지 않을 것 같아 문제다.
트럼프 미 행정부가 일방적 관세인상과 기존 자유무역협정(FTA)의 개정 등 보호무역주의를 노골화하는 가운데, 미중 간 무역전쟁 가능성 등 무역환경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우리경제가 그나마 수출에 의존해 버티고 있는 상태에서 미중 무역전쟁으로 반도체 등 중간재 수출이 타격을 입거나 중국의 경기둔화가 현실화할 경우 우리경제도 치명적인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국내 경제연구 기관들도 상반기에는 수출호조와 재정지출 확대 등으로 개선세가 이어지겠지만, 하반기에는 대외여건 악화와 가계부채 구조조정 및 금리인상에 따른 소비위축, 건설투자 부진 등으로 경기하방 리스크가 커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상반기 3.0%, 하반기 2.6%로 상고하저(上高下低)를 예상했다.
기획재정부는 “세계경제 개선, 수출 증가세 등에 힘입어 회복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나 통상현안, 미 금리인상 등 대내외 위험요인 상존해 있다”며 “대내외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경기 회복세가 일자리와 민생개선으로 체감될 수 있도록 정책노력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공급측면에서 혁신성장을 가속화하고 수요측면의 일자리ㆍ소득지원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해준 기자/
hjle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