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내사 착수…정부 대책마련

안희정<사진> 전 충남지사의 공보비서 성폭행 폭로가 정치권의 뜨거운 태풍이 되고 있다. 차기 유력 대권 주자의 예상치 못한 성폭력 파문에 청와대는 별도의 입장표명 없이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긴급 진화에 나섰다. 안 지사는 지사직에서 사퇴한 뒤 정치활동 중단을 선언했고, 경찰은 수사 전 단계인 내사에 착수했다.

6일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박상기 법무부 장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등과 함께 긴급 간담회를 개최했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미투’ 사태로 정치권으로 번진 성희롱과 성폭력 문제 근절을 위한 방안 마련에 직접 나선 것이다. 정부는 오는 8일 여성의날을 계기로 발표 예정이던 ‘문화예술계 및 직장에서의 성희롱·성폭력 근절 대책’도 정치권을 포함한 전 사회적 대책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관련기사 4·5면 앞서 안 지사의 공보비서인 김지은 씨는 전날 한 방송에 출연해 지난해 6월부터 8개월 동안 4차례에 걸쳐 안 지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김씨는 “안 지사가 지난달 ‘미투’(Me too) 운동이 한참 사회적인 이슈가 된 상황에서도 그에 대해 ‘상처가 됐다는 걸 알게 됐다’며 미안하다고 했다”며 “하지만 그날까지도 성폭행이 이뤄졌고, 더는 참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폭로 이유를 밝혔다.

방송 2시간 만에 안 전 지사를 전격 출당 처리한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전 젠더폭력대책위원회를 만드는 등 사태 수습에 나섰다. 위원회는 ‘안희정 파문’과 관련해 오전 긴급대책 회의를 열고 “안 전 지사에 대해서 형법과 성폭력특별법등 관련법에 의한 엄중처벌을 촉구하고 충남도청 내 또 다른 피해에 대한 진상조사도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남인순 대책위원회 의원은 “국회 안에서 나오고 있는 ‘미투’에 대해서도 당 차원의 성폭력 범죄 신고상담센터 설치해 상담과 조사를 신속히 진행하겠다”며 “동시에 국회 내에 독립기구인 인권센터를 조속히 설치해 외부 젠더 전문가들이 상담과 교육, 예방업무 등을 수행할 수 있도록 협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오전 “당에서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에 대한 상황보고가 대통령에게 올라갔다”며 “앞서 미투운동에 대해 사회 전반적인 입장을 강력히 피력했던 차원에서 정부가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전 지사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충남도지사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안 지사는 “모든 분들께 정말 죄송하다. 무엇보다 저로 인해 고통을 받았을 김지은 씨에게 정말 죄송하다”며 “오늘 부로 도지사직을 내려놓는다. 일체의 정치 활동도 중단하겠다”고 했다.

경찰은 안 지사에 대해 수사 전 단계인 내사에 본격 착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공개된 안 지사의 성폭행 혐의에 대해 충남지방경찰청이 인지수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일단 내사를 진행한 뒤 기본 사실관계가 확인되면 정식 수사로 전환할 방침이다. 수사는 충남경찰청 2부장(경무관)이 직접 관여하는 체제로 진행된다.

검찰 또한 분주한 모습이다. 검찰은 김 씨의 변호인단이 고발장을 제출하는대로 적극적으로 수사를 할 방침이다.

통상 검찰이 직접 수사를 하기보다 경찰에 사건을 보내 수사지휘를 하지만, 사회적 관심이 집중된 사안이고 안 도지사가 정치적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직접 수사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강간과 강제추행,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등 적용 혐의는 검찰 수사 내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남궁영 충남도 행정부지사는 6일 오전 긴급 브리핑을 갖고 “도민들에게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 자리에서 정무부지사를 비롯한 정무라인은 모두 사퇴 의사를 밝혔다.

최정호·강문규 기자/choijh@


choij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