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팀] 거액을 들여 사들인 바캉스용 섬을 자신의 이미지 향상에 적극 활용한 부호들도 있다. 루이스 베이컨 무어캐피탈매니지먼트 창립자가 그런 경우다. 그는 1993년 뉴욕 주 로빈스 섬을 1100만 달러에 경매로 사들였다. 이후 그는 섬 내에 자신의 휴양시설만 세우는 데 그치지 않았다. 면적 180만㎡규모인 이 섬의 생태계 회복에도 주력했다. 로빈스 섬에서 멸종 위기에 처한 생물이나 희귀종 관찰을 위해 자연보호단체인‘ 네이처 컨저번시(Nature Conservancy)’에 110만 달러를 기부했다.

뿐만 아니다. 이후 베이컨 회장은 섬 생태계 회복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미국 조류학자 존 제임스 오듀본의 이름을 딴‘ 오듀본 협회’의 메달을 수상하기도 했다. 자칫 돈만 아는 냉혈한으로 비춰질 수 있는 헤지펀드 창립자가 환경 보호에도 힘 쓰고 있다는 이미지를 대중에게 각인한 계기였다.

이 밖에 유명인사가 오랫동안 갖고있던 섬을 사들이고 전(前) 주인의 이미지로 유명세를 탄 경우도 있다. 러시아 빌리어네어이자‘ 우랄칼리’라는 비료회사의 회장을 역임한 드미트리 리볼로프레프가 그 주인공이다. 칼륨 비료 사업에 투자해 벼락부자가 된 리볼로프레프는 작년 24세가 된 딸 예카테리나 리볼로브레바에게 그리스의 스콜피오스 섬을 사줬다. 29만9400㎡규모인 이 섬 매입가는 2억 달러 정도로 추정된다. 사실 이곳은 1963년 ‘선박왕’으로 이름을 날린 아리스토텔레스 오나시스의 소유였다.

하지만 이 유명세는 리볼로프레프 전 회장의 이미지 개선에는 별 도움이 안되고 있다. 주위에선 오나시스 가(家)의 고향과도 같던 이 섬의 운명이 러시아 올리가르히(신흥재벌)에 넘어간 데 곱지 않은 시선이다. 포브스는 그의 이같은 행보를 두고“ 새 사업을 벌일 계획은 없이 부동산 매입 등에 돈 쓰기를 더 좋아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