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3.1절 전후 서울광장 꿈새김판 새단장 -2014년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첫 문구 -유관순 열사ㆍ위안부 피해자 조명 등 역할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내 마음은 지지 않아.” 서울시가 제99주년 3.1절을 맞아 중구 태평로1가 서울도서관 외벽에 걸린 가로 13m, 세로 8m ‘꿈새김판’에 새로운 말을 새겼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관심과 역사 바로 세우기에 동참을 유도하는 메시지다. 게시 기간은 다음 달 말까지다.
지난 2013년 6월 만들어진 꿈새김판은 서울광장을 걷는 시민에게 매번 위로와 희망, 공감의 말을 안겨주고 있다. 분량은 20자 내외다. 주로 시민 공모로 선정하며, 특별한 날에는 시가 직접 쓰기도 한다. ‘내 마음은 지지 않아’는 지난해 12월 작고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故) 송신도 할머니가 생전에 한 말이다. 송 할머니는 1993년 일본 정부 상대로 과거 사죄와 배상 청구 소송을 낸 인권운동가로, 2003년 일본 최고재판소에서 패소가 확정될 때까지 10년간 법정을 다녔다. 송 할머니가 “재판에서는 졌지만 내 마음은 지지 않아”라며 웃으며 외친 말을 일본의 진심어린 사과, 배상을 바라는 시민 염원을 대변하는 말이기도 하다.
시는 2014년부터 3.1절이 올 때마다 꿈새김판을 그 분위기에 맞게 꾸몄다. 2014년 3.1절에는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습니다’라는 말을 새겼다. 대한독립을 위해 희생한 애국지사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메시지다. 2015년 3.1절에 쓴 말은 ‘나라에 바칠 목숨이 오직 하나밖에 없는 것이 이 소녀의 유일한 슬픔입니다’였다. 유관순 열사의 유언으로 그 옆에는 생전 모습도 함께 게시했다. 1919년 3.1 운동 이후 수감번호 371번이 찍힌 수의를 입은 채 서대문형무소에서 찍은 사진이다. 3.1 운동 당시 몸 바친 애국지사를 기억하자는 취지에서 마련한 메시지다.
2016년 3.1절을 맞아 꿈새김판을 장식한 말은 ‘나를 잊으셨나요?’였다. 그 옆에는 ‘평화의 소녀상’을 사진으로 담아 어린 소녀가 이 같이 말을 거는 듯한 느낌을 냈다. 이 말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91) 할머니의 필체를 그대로 옮긴 것이기도 하다. 시는 일제강점기 시절의 아픔을 잊지 말자는 뜻을 전달하고자 해당 메시지를 기획했다.
지난해 3.1절에는 2014년과 같은 말이 새겨졌다. 다만 이번에는 평화의 소녀상과 함께 빈 의자 5개가 있는 사진도 담았다. 이는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239명 중 6분의 1인 39명만 생존해 있는 상황을 의미한다. 더 늦기 전에 일본의 미온적인 태도가 바뀌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은 것이다.
시 관계자는 “꿈새김판 메시지를 되새기며 3.1절을 뜻 깊게 보내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시민 마음에 와닿는 메시지를 추려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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