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서류제출 기대 무시…태도 모호 사태해결 더 꼬여 6월 지방선거 앞둔 정치권에 구걸…벼랑끝 전술 의혹도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정부가 지원에 앞서 미국 제너럴모터스(GM)에 ‘대주주로서의 책임있는 역할’과 ‘한국GM을 살리기 위한 지속가능한 경영정상화 계획 수립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으나 GM측 태도가 갈수록 모호해 사태해결을 어렵게 하고 있다. GM은 경영정상화 서면제출 없이 임기응변식 구두입장만 고수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기업답지 않는 상식이하의 태도로 억측과 의구심만 키우는 처사라는 지적이다.
배리 엥글 GM 본사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21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면담에서, 22일 기획재정부 고형권 1차관과 산업통상자원부 이인호 차관을 각각 만난 자리에서 경영정상화 방안을 내놓지 않았다.
엥글 사장은 앞서 1월 중 기재부와 산업부, 금융위 관계자들과 각각 만난 자리에서도 서면으로 된 경영정상화 방안을 내놓지 않았다. 즉 구두로만 입장을 전달하고 갔다. 그러다 보니 각 부처가 엥글 사장이 구술한 내용을 취합해 맞춰보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정부 관계자들이 GM 측과 만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구체적인 한국GM 정상화 제안을 받은 적이 없다고 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GM 측의 제안이 구체적인 말의 성찬에 불과할 수 있으므로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구두 발언이므로 나중에 번복하면 구속력도 없다.
서면으로 된 경영정상화 방안이 없다는 것은 수많은 오해의 원인이기도 하다. 일례로 GM이 본사 차입금 27억 달러를 주식으로 전환하면서 산은에 지분 비율 만큼 참여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는데 여기서 27억 달러를 GM이 모두 부담하겠다는 것인지 27억달러에서 자신들이 보유한 지분율(76.96%) 만큼 출자 전환하겠다는 것인지 불투명하다.
산은이 증자에 참여한다고 가정할 경우 전자라면 5000억원 정도가, 후자일 경우 7000억원 남짓이 소요된다. 출자전환을 하겠다고 설명한 27억달러와 시설투자 등 신규투자에 나서겠다고 한28억달러가 서로 겹치는 부분은 없는지도 관심사다. 두가지 부분이 중첩될 소지가 있고 기존 투자를 이어가면서 신규투자라고 우길 수도 있다. 이 역시 서면 경영정상화 방안이 없으므로 검증을 할 수 없다.
특히 엥글 사장이 6·13 지방선거를 약 4개월 앞둔 시점에 방한, 한국GM 정상화 방안을 진지하게 협의해야 할 정부와 산은을 제쳐놓고 국회로 먼저 찾아간 부분 또한 의심을 사고 있다. 정치권은 한표가 아쉬운데 한국GM과 협력사의 총 고용 인원은 2016년 기준 15만6000명이다. 한국GM이 약 1만6000명을, 부품 협력사가 약 14만명을 각각 고용하고 있다.
GM이 국회를 먼저 찾은 것은 한국GM 정상화 문제를 정치 이슈화해 협상 주체인 정부와 산은을 압박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한편, 김동연 부총리는 22일 기자간담회에서 대주주의 책임 있는 역할과 구조조정 원칙에 따른 주주·채권자·노동조합을 포함한 모든 이해관계자의 고통분담, 당장 어려움을 넘기는 응급처치가 아닌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경영정상화 방안을 3대 원칙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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