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대기업 개혁과 관련 규제 입법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범 정부 차원의 협업과 조율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23일 서울 서초구 팔레스 호텔에서 열린 공정거래실천모임 초청 강연에서 “지난 30년 재벌개혁이 실패한 것으로 평가받는 까닭은 사전규제 입법만으로 재벌개혁 추진했던 것이 문제”라며 “매 정부마다 출범이후 6개월 이내에 입법으로 개혁을 밀어붙이는 게 고정관념처럼 됐던 것도 실패의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김 위원장은 취임 당시부터 대기업 개혁을 몰아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히며, 각 그룹의 자발적인 개혁을 유도하기 위한 채찍과 당근을 병행해오고 있다.
김 위원장은 “재벌개혁은 공정위와 공정거래법 개정만으론 안된다”며 “상법, 자본시장법, 형법 등 관련법과의 융화와 유기적 관계를 도모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경제관련법 더 나가 모든 법 체계에 통일성이 있어야 한다”며 “일례로 상법 개정 이슈와 관련해서 정부차원에서 상당한 논의와 조율이 진행 중이며 정부 각 부처가 따로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공정거래법의 조문 하나, 숫자 하나를 올리는 것으로 재벌개혁이 성공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공정법 전체를 다시 생각해보는 개정안을 하반기에 국회에 제출하겠다”
이날 강연 이후 이뤄진 질의응답에서는 공정위가 추진 중인 법 집행체계 개선 과정에서 대기업, 로펌 등 다양한 분야의 의견과 경험도 반영해주길 당부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모든 사건을 똑같은 법과 잣대로 재단되기 때문에 이로 인한 부당한 판결로 인한 피해가 속출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김 위원장은 “임기 3년 동안 가장 하고 싶은 게 법 집행체계의 개선”이라며 “사건 처리의 미시성 측면에서 심사보고서를 어디까지 공개할지 등 공정위 내부 지침, 고시로 된 것이 있다”며 “일정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법 집행의 예측가능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강연에서 현 정부 경제정책 방향인 소득주도 성장, 공정경제, 혁신성장 등 3축의 혼선을 지적하는 주장에 적극 해명했다.
김 위원장은 “각 영역의 정책들이 조율돼 같은 속도와 강도로 가는 게 아니라 먼저 준비된 정책부터 출발했다”며 “새 정부가 정책과 사람이 다듬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출범할 수 밖에 없었다. 나도 취임하고 김동연 경제부총리를 처음 만났을 정도”라고 현 경제팀의 상황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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