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대구경북=김성권 기자]눈(雪)의 고장다운 경북 울릉도가 눈 속에 파묻혔다.
대구기상지청 울릉관측소와 울릉군에 따르면 5일 오후 1시 현재 울릉도 .독도 지역에 대설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적설량이 60cm를 기록했다. 올 겨울 들어 내린 눈의 누적 적설량은 208.7cm를 보였다.
특히 이날 낮 기온이 영하 4도 이하로 떨어졌고 강한 바람까지 불어 울릉도가 눈과 함께 꽁꽁 얼어붙었다.
이로 인해 섬 일주도로(죽암~선창) 일부가 통제됐고 해상에도 풍랑주의보가 발효되면서 여객선 운항이 중단돼 주민불편이 가중됐다.
군은 공무원 비상근무체제를 유지하고 민원담당 공무원을 제외한 가용인력을 제설 현장에 투입해 혹한의 날씨에 막힌 도로를 뚫느라 애를 먹었다.
여느 다른 지역 같으면 비상사태다.
그러나 이날 오전 울릉군 의회는 제230회 임시회를 열고 군수와 부군수, 실과소장을 불러놓고 새해 업무보고를 받았다.
제설작업 현장에서 지휘 감독을 해야 할 간부 공무원들의 마음은 콩 밭에 가 있었지만 의회는 오직 실과 소별 업무보고에만 집중할뿐 제설작업에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듯 관심밖이다.
주민 A씨(41)는 “새해 업무보고가 그리도 중요한지 모르겠지만 임시회 일정을 변경해서라도 작업복 차림에 삽을 들고 제설작업 현장에 나타나는 것이 당연한 도리가 아니겠냐”고 지적했다.
올 들어 가장 많은 눈이 내린 이날 제설작업에는 아궁이에 사용되는 불삽을 들고 고사리 손으로 호호 불며 눈을 치우는 철부지 어린애도 있었고 경로당에서 바둑. 장기를 즐기던 어르신들도 앞마당 눈치우기에 동참했다.특히 봉사단체인 울릉청년단은 3일째 제설작업을 벌이고 있었다.
모두가 직위를 내려놓고 삽을 들고 눈치우기에 모여들었지만 자칭 민의를 대변한다는 군의원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지난해 본, 기자는 경북 서부지역 모 시 의회의 임시회 도중 화재 발생소식을 접한 시의원들이 양복차림으로 화마의 현장으로 달려가 심한 불길과 그을음을 무릅쓰고 화재진압에 힘을 보태는 모습을 똑똑히 봤다.
의정활동이 너무나 대조적인 모습은 무슨 이유일까?
어두운 밤길, 낭떠러지 벼랑길에서 의회가 주민을 태우고 운전하고 있는 형국이다. 차를 몰아 안전하고 풍요로운 목적지로 데려다 줄 ‘운전기사’인 풀뿌리 지방의회는 과연 어떤 것에 관심을 가지고 어떤 모습으로 변해가야 하는가?
자신들을 뽑아준 민초들의 안위는 외면하고 잿밥 에만 눈이 먼 그들의 모습에 칼 바람속 추운 냉기를 느낀다.
ksg@heraldcorp.com
(본 기사는 헤럴드경제로부터 제공받은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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