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5일 이재용 부회장 2심 선고 불확실성 증폭 대외환경 악화일로 ‘총수부재 장기화’ 우려 목소리 커

삼성그룹이 운명의 1주일을 맞았다. 오는 31일 삼성전자의 2017년 실적이 발표되고, 내주 월요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2심 선고가 진행된다. 위기론이 번지고 있는 삼성전자의 미래를 가를 중대 변수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시장의 호황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고 있지만, 반도체 고점론에 직면하며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다. 경영 공백 장기화로 인해 굵직한 투자 또한 올스톱됐다.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적신호’가 켜진 국면이다. ▶관련기사 3면 이에 작년 2월 구속 이후 1년째 이어지는 총수 부재의 장기화 상황을 두고 이재용 부회장이 2심 결과에 따라 중대 결단을 내릴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 부회장은 옥중에서 그룹의 향배에 대해 깊은 고민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진다. 일주일 후 이뤄질 2심 선고 결과가 삼성전자는 물론 삼성그룹의 운명을 가를 중대 순간인 셈이다.

경우의 수는 두가지다.

변호인 측이 주장하는 무죄가 받아들여질 경우 이 부회장은 신중하면서도 적극적으로 자신의 새로운 ‘경영 좌표’를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재판 과정에서 “앞으로 그룹 회장 타이틀은 없을 거라 생각한다”고 공언한 만큼 과거와 같은 총수 경영 체제를 유지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신성장 동력과 미래비전을 내놓으며 ‘그룹의 구심점’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할 것으로 점쳐진다.

과거 정경유착 관행 등으로 떨어진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이 회장의 차명재산에 대해서도 어떤 식으로든 해결 방안을 내놓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 부회장은 1심에서 징역 12년 구형에 이어 징역 5년의 중형 선고를 받았다. 특검은 2심에서도 12년을 구형했다. 삼성 관계자는 “(2심 재판)상황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국외재산도피 등 쟁점이 되는 혐의를 중심으로 무죄 입증에 최선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집행유예가 된다면 상대적으로 활동에 부담이 클 수 있지만 대내외적인 활동을 재개하면서 경영 정상화 수순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1심에 이어 2심에도 이 부회장의 석방이 무산될 경우 삼성은 상당한 혼란과 지배구조 변화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확정판결까지 약 6개월이 걸리고, 대법원에서 파기 환송되더라도 ‘총수 부재’의 상황은 길어질 수밖에 없다. 최악의 경우 2심 중형 판결이 확정되면 ‘총수 부재 장기화’로 삼성의 불확실성은 더욱 증폭된다.

이는 외부 환경의 불활실성과 더해져 ‘삼성 위기론’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 삼성을 둘러싼 대외 환경은 악화일로다. 반도체 수퍼 호황의 마무리, 미국 보호무역주의 강화, 중국 IT 기업의 부상, 환율 변수 등 악재와 불확실성 요인이 산적해 있다. 미래 먹거리를 위한 과감한 투자 또한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실제 4차 산업혁명으로 ‘미래 먹거리 선점’을 위한 글로벌 기업간 경쟁은 한챙 치열해지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지난해 미국의 전장기업 하만을 인수한 이후 대형 인수합병(M&A)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총수부재의 장기화 여파를 지켜보는 이 부회장의 고민은 깊어져만 간다.

2심 결과에 따라 이 부회장이 중대결심을 할 것이란 분석도 이에 근거한다. 결국 이 부회장이 집행유예 등으로 석방이 되지 않을 경우 삼성전자에 대한 경영 구도의 대대적인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완전 전문경영인 체제 전환도 점쳐진다. 이는 그룹 총수의 과감한 선행 투자와 수년 후 이를 실적으로 증명받아 온 성공의 DNA가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되는 것과 같다는 점에서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이승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