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ㆍ평가시 비재무적 요소 강화 핵심성과지표(KPI) 개편 강제 않기로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금융당국이 수익성 위주로 짜여진 은행의 핵심성과지표(KPI) 체계를 고객보호 부문 비중을 높이는 쪽으로 바꾸도록 유도한다. 은행권에 대한 정기검사ㆍ경영시스템 평가에서 KPI의 비(非)재무적 요소에 무게를 두고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다만 지배구조 모범규준 같은 것을 만들어 강제하거나 KPI 개편에 직접 개입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11일 은행권 KPI 개편과 관련, “점진적으로 바꿔갈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KPI는 각 은행이 영업점을 평가하는 데 활용하는 지표다. 직원의 성과급ㆍ인사평가 등에 반영한다. 은행원에겐 최대 스트레스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금융연구원이 작년 하반기 기준 일반은행 6곳의 KPI 운영현황을 살펴본 결과, 수익규모(28.8%)ㆍ비이자수익(25.2%) 등 수익성 항목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건전성(9.5%), 고객보호(1.8%) 비중은 미미했다. 수익성 확보와 고객유치엔 열을 올리지만, 장기적으로 은행에 도움이 될 고객보호엔 신경을 덜 쓸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갖고 있는 것이다.

금감원의 다른 관계자는 “(KPI를 보면) 고객유치 수가 많으면 과정은 상관 없다는 은행 경영진의 방침이 정해져 있는 것 같다”며 “은행이 4차 산업혁명과 글로벌ㆍ디지털 전략을 거론하는 상황에서 현행 KPI가 유효성 있는 평가지표인지 경영진이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은행 KPI는 핵심적인 경영수단으로 과거에도 금감원이 직접 개입한 사례가 없고 앞으로도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앞으로 검사 과정, 경영시스템 평가에서 합리적으로 KPI를 운영할 수 있도록 권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KPI 개편은 현 정부가 강조하는 혁신성장을 금융권이 지원할 수 있게 길을 터준다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금융당국은 금융회사의 경영전략과 평가ㆍ보상체계가 장기 성장보단 단기실적 쌓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앞서 최흥식 금감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혁신성장을 위한 금융감독을 거론하며 “금융회사의 의사결정 절차와 평가ㆍ보상 체계가 과당경쟁과 쏠림현상을 유발하지 않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은행에 대한 검사가 한층 깐깐해질 것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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