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지웅 기자] 제8호 태풍 ‘너구리’는 일본으로 빠져나갔지만 이번에는 푹푹 찌는 ‘폭염’과 밤잠을 설치게 만드는 ‘열대야’가 한반도에 상륙했다.

‘너구리’가 북상하면서 밀어올린 열대의 덥고 습한 공기로 지난 9일 밤 늦게부터 10일 새벽까지 전국 곳곳에서 첫 열대야 현상이 나타났다. 이날 새벽 군포, 안양, 수원, 대구에서 열대야가 관측됐다.

열대야는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으로 유지되는 현상이다. 열대야는 보통 높은 불쾌지수를 동반한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11시 현재 불쾌지수는 76.9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불쾌지수가 75이상~80 미만이면 50%의 사람이 불쾌감을 느끼는 것으로 본다.

후텁지근한 날씨가 새벽까지 이어지면서 좀처럼 잠에 들지 못하는 시민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

서울 곳곳에는 더위를 못 참고 밖으로 나온 사람들도 많았다.

서초동의 한 카페를 찾은 김우찬(19)씨는 “집에 있으니 너무 후텁지근해 공부에 집중이 안 돼 근처 카페로 왔다”며 “24시간 카페라서 최대한 있다가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아파트 인근 PC방은 뜻밖의 호황을 누렸다.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한다는 이모(27)씨는 “집이 더워 잠이 오지 않아 머리도 식

힐 겸 PC방으로 나왔다”며 “다른 날 비슷한 시간에 비하면 평소보다 손님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더위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에어컨을 튼 시민도 많았다.

주부 이모(30)씨는 “올해 들어 처음으로 잠을 잘 수가 없었다”면서 “덥기도 하지만 습기가 너무 심한 탓에 할 수 없이 에어컨을 틀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동부이촌동에 사는 김모(49)씨는 “올 들어 처음으로 에어컨을 켰다”며 “끈적끈적하고 더워서 잠을 잘 수가 없어 할 수 없이 에어컨을 켰다. 비도 오락가락하고 습기도 많아 짜증이 많이 나는 날씨”라고 말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10일 새벽에는 서울 지역도 열대야 수준으로 더웠다”라며 ”당분간 습도와 불쾌지수가 높은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