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창훈 기자]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오는 11일 쌀 관세화(시장 개방) 유예 종료 관련 공청회를 개최한다. 정부의 쌀 시장 개방 선언을 앞두고 열리는 마지막 공청회가 될 전망이다.
이에 앞서 7일에는 쌀 관세화에 반대하는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이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쌀 개방문제,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9일에는 관세화에 찬성하는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한농연)가 국회 의원회관에서 ‘쌀 관세화 유예종료 대응 토론회’를 갖는다. 양쪽으로 갈린 전농과 한농연이 벌이는 막판 여론전이다.
▶관세화 유예 “불가능 vs “가능”=핵심 쟁점은 올해 말 예정돼 있는 쌀 관세화 유예 종료 시점을 다시 미룰 수 있느냐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 20년 동안 10년씩 두 차례에 걸쳐 쌀 관세화를 미뤄온 만큼 다시 유예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의무수입물량(MMA)을 늘려주는 등 상당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게 이유다.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최근 “쌀 관세화를 유예하면서 MMA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이는 주요국에 의사를 타진하고 전문가들이 검토해본 결과”라고 말했다. 한농연도 정부와 비슷한 입장이다.
하지만 전농은 필리핀 사례와 같이 웨이버, 즉 일시 의무면제를 신청하는 방안, 현상유지, 관세화 등 세가지 협상안이 있는데 정부는 ‘관세화’를 정해놓고 밀어붙이고 있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최근 필리핀은 세계무역기구(WTO)와 협상에서 2017년까지 쌀 관세화 의무를 한시적으로 면제받는 대신 쌀 의무수입물량을 종전보다 2.3배 늘리기로 합의했다.
▶400% 관세 가능하나 =두 번째 쟁점은 시장 개방을 했을 때 관세율을 어느 정도로 매길 수 있느냐는 점이다.
관세율은 정부가 쌀 관세화를 선언한 후 WTO에 통보하면 된다. 대신 WTO 협상 당사국들의 검증을 받아야 한다.
지금까지 정부가 관세율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한 적은 없지만 대략 400% 수준에서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관세율은 국내가격과 국제가격의 차이를 국제가격으로 나눈 식으로 구한다. 간단해 보이지만 가격 기준이 되는 시점, 환율, 향후 쌀 가격의 변동 등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다.
2003년 관세화를 이행한 대만은 관세율을 결정하는데 4년 6개월이나 되는 긴 시간 동안 협상을 벌인 전례가 있다. 때문에 일부 시민단체와 국회에서는 정부가 추진 중인 관세율을 공개해 국내에서 먼저 검증을 받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최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정부가 계산한 쌀 관세율 공개를 요구하는 소송을 행정법원에 제기했다.
설령 정부가 고율의 관세를 매긴다 하더라도 그 세율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지도 논쟁거리다. 일정 기간은 유지할 수 있겠지만 자유무역협정(FTA)이나 환태평양동반자협정(TPP) 협상 과정에서 고율의 관세를 고수하긴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하지만 정부는 쌀 만큼은 어떤 협상에서도 양허(관세철폐) 대상에서 제외하겠다는 입장이다. 박건수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정책심의관은 최근 공청회에서 “정부는 현재 추진 중이거나 추진 예정인 모든 FTA에서 쌀을 양허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방침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chunsim@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