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댓글공작 관련 MB 수사 불가피…특활비 상납 박前대통령도 조사 방식·시기선택만 남아

‘이명박-박근혜’ 두 보수 정권의 국가정보원을 겨냥했던 검찰의 칼이 이제 두 전직 대통령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검찰은 양대 정부에서 청와대 비서관과 장관을 지낸 이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잇달아 중요 진술을 확보하며 두 전직 대통령의 턱밑까지 치고 올라간 상태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임기 중 벌어진 국정원과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정치공작 의혹으로 이름이 계속 언급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2차장 산하 공안2부(부장 진재선)와 공공형사수사부(부장 김성훈), 외사부(부장 김영현)가 주축이 된 ‘국정원 수사팀’은 최근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속도를 내고 있다.

김 전 장관은 검찰 조사에서 사이버사 인력 충원과 관련해 ‘우리 사람을 뽑으라’는 이 전 대통령의 지시사항이 있었고, 사이버사의 공작활동 내용을 청와대에 보고했다고 일부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로선 이 전 대통령 조사가 불가피해진 셈이다.

그러나 검찰 관계자는 “김 전 장관의 구속영장 범죄사실에 이 전 대통령은 거론되지 않는다”며 전직 대통령 수사에 일단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뇌물수수 피의자로 또 다시 검찰 조사를 눈 앞에 두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양석조)는 국정원으로부터 상납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안봉근, 이재만 전 청와대 비서관의 영장에 박 전 대통령을 공범으로 적시했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 대면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검찰청으로 불러 조사할 지, 지난 4월의 전례를 따라 구치소 방문조사를 할 지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청와대에 특수활동비를 상납한 의혹이 제기된 전직 국정원장들과 상납받은 조윤선,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돼야 박 전 대통령 조사로 옮겨갈 수 있을 전망이다.

반면 이 전 대통령의 조사 시점은 박 전 대통령에 비해 다소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의 잇단 수사 의뢰로 관련 사건의 가짓수가 많은 데다 이 전 대통령 조사로 넘어가기 위한 ‘관문’인 원세훈 전 국정원장 조사도 제대로 시작하지 못한 상태다.

검찰 관계자는 “원 전 원장은 수사 중인 다른 사건의 공범으로 될 수 있기 때문에 관련 수사를 진행한 뒤 불러 한꺼번에 조사해 기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다스(DAS) 실소유’ 의혹으로도 검찰에 고발된 상태다. 이 전 대통령의 맏형 이상은 씨가 최대주주인 다스는 2012년 대선 당시에도 이 전 대통령 실소유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BBK 주가조작’ 사건의 피해자인 옵셔널캐피탈 대표 장모 씨는 이 전 대통령이 임기 중 국가 기관을 움직여 다스의 투자금 회수를 도왔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이 전 대통령과 김재수 전 LA총영사 등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했다.

장씨는 2011년 김경준 전 BBK투자자문 대표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하기 직전 다스가 먼저 김씨로부터 투자금 140억원을 회수하는 바람에 돈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 3차장 산하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신봉수)는 지난 달 30일 장씨를 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마쳤다.

최근 국정원 수사 방해에 관여한 혐의를 받던 검사의 자살로 코너에 몰린 문무일 검찰총장은 신속ㆍ철저한 수사를 지시했다. ‘적폐수사’에 대한 반감과 피로감을 의식해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김현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