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 여론조사 비용 5억원 靑에 대납 -檢, 청와대 상납 경위 및 대통령 관여 추궁 -국정원장ㆍ비서실장 지낸 이병기만 남아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박근혜 정부 마지막 국가정보원장을 지낸 이병호 전 국정원장이 10일 검찰에 피의자로 출석했다.
이날 오전 9시16분께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모습을 드러낸 이 전 원장은 포토라인에 서자마자 ‘국정원 강화’를 주장했다.
이 전 원장은 “우리나라 안보 정세가 나날이 위중하다”며 “국정원 강화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데 오히려 국정원이 큰 상처를 입고 흔들려 크게 걱정된다”고 했다.
이어 “국정원 강화를 위해 국민적 성원이 더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 전 원장은 남재준, 이병기 전 국정원장의 뒤를 이어 2015년 3월부터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올해 6월까지 국정원장을 지냈다.
검찰에 따르면 청와대는 작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이른바 ‘진박(眞朴) 감별’을 위해 외부 업체에 새누리당 TK지역 경선 여론조사를 의뢰했고, 그 비용을 국정원에 요구했다. 이때 국정원장이 바로 이 전 원장이었다.
결국 국정원은 총선이 끝나고 4개월이 지난 작년 8월 청와대에 특수활동비 5억원을 전달했다. 청와대 정무수석실은 이 돈으로 여론조사 비용을 결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원장의 임기는 추명호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으로부터 특수활동비를 매달 500만원씩 상납받은 것으로 지목된 조윤선(2014년 6월~2015년 5월), 현기환(2015년 7월~2016년 6월) 전 정무수석들의 임기와도 겹친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양석조)는 이날 이 전 원장을 상대로 국정원이 청와대 수석들에게 특활비를 정기 상납한 경위와 여론조사 비용을 대납하게 된 과정을 집중 조사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시 여부도 확인하는 데 주력했다.
이제 박근혜 정부 국정원장 조사는 이병기 전 국정원장만 남았다. 이병기 전 원장은 2014년 7월부터 2015년 2월까지 국정원장을 하다가 대통령비서실장으로 청와대에 입성했다. 남재준 전 국정원장 시절부터 이어진 국정원과 청와대 사이의 상납 관행을 그만큼 잘 알고 있었을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특히 남 전 원장 시절 안봉근 전 청와대 비서관 등 ‘문고리 3인방’에게 전달된 상납금이 월 5000만원이었다가 이병기 전 원장 부임 후 1억원으로 늘었다는 점에 주모하고 있다. 이병기 전 원장이 이후 청와대로 들어가 비서실 업무까지 챙긴 만큼 박 전 대통령의 비자금 스캔들을 규명할 핵심 인물로 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