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매출 13% 늘때, 오프라인 2.9% 증가 그쳐 -오프라인 유통업체들, 시장전략 변경 고심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온라인 유통업체들이 성장이 둔화된 오프라인 유통업체를 빠르게 추월하면서 온ㆍ오프라인 시장의 성장률이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이에 국내 유통업체들도 상대방의 고유 영역으로 활동을 넓혀가는 아마존, 월마트의 전략을 그대로 따라고 있으나 아직 기대할만한 ‘온ㆍ오프라인 융합 모델’이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9월 주요 유통업체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8.4% 증가했다. 특히 온라인 판매 및 오픈마켓 등 판매 중개 업체의 성장으로 온라인 부문 매출이 22.8% 늘었다. 반면 오프라인 매출 증가율은 2.6%에 그쳤다. 사실상 온라인 유통업체가 전체 유통업체의 매출 상승을 견인한 셈이다.

이러한 추세는 상반기 매출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올해 상반기(1∼6월) 주요 유통업체의 매출을 집계한 결과 G마켓ㆍ11번가ㆍ쿠팡 등 온라인 쇼핑몰의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13.1% 성장했다. 같은 기간 대형마트ㆍ백화점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매출은 2.9%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처럼 성장의 중심축이 온라인 유통업체로 옮겨가면서 국내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전략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장기적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융합한 아마존 혹은 월마트의 성장모델이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아마존은 지난 6월 미국의 유기농식품 유통업체 홀푸드마켓을 137억달러에 인수해 오프라인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에 질세라 오프라인 유통 대세인 월마트 역시 온라인 사업 강화를 위한 대규모 M&A를 단행했다. 월마트는 지난해 전자상거래 업체인 제트닷컴과 온라인 신발 판매 업체 슈바이, 온라인 의류 판매 업체인 모드클로스 등을, 올해에는 온라인 셔츠 주문ㆍ제작 업체인 보노보스(Bonobos)를 인수했다.

국내 오프라인 유통업체들도 온라인 사업 강화에 나섰다. 신세계는 신세계백화점ㆍ이마트ㆍ트레이더스 온라인몰을 하나로 통합한 SSG닷컴을 지난 2014년부터 운영했다. SSG닷컴의 올해 누적 매출 신장률은 24%에 달하지만 아직 이커머스 업체에는 크게 못 미친다.

SSG닷컴의 연 거래액이 2조원 규모인 반면, G마켓과 옥션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의 연 거래액은 15조원, SK플래닛의 11번가의 연 거래액은 8조원, 쿠팡의 연 거래액은 5조원이다. 아직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하는 오픈마켓을 구축하지 못한 것이 한계점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은 아직 각 계열사의 온라인몰을 하나로 묶은 통합 사이트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롯데와 신세계는 올해 4월부터 각각 SK플래닛과 11번가 지분 제휴 등 협력 방안을 모색하며 ‘온오프라인 융합 모델’을 구상했다. 결국 SK측이 ‘11번가의 지분 일부만 팔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협상은 결렬됐지만 유통업계는 여전히 신세계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지난 8월 “연말에 온라인 사업 강화를 위한 깜짝 놀랄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11번가뿐 아니라 다른 이커머스 기업의 경영권 인수와 지분 투자 등 다양한 방식이 거론되면서 변화가 임박한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유통업계는 신세계가 성공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면 ‘온 오프라인 융합 모델’의 초석을 다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오프라인 부문의 성장세는 앞으로도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박희진, 김규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2010년~2011년 평균 성장률 6.7%이었으나 향후 2년간 성장률은 1.1%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