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승용 농촌진흥청장은 매사 진지하다. 그래선지 그에겐 그럴듯한 별명 하나 없다. “너무 교과서처럼 살아온 때문”이라는 게 그의 답이다. 하지만 세간에선 유머감각보다 몇 갑절 귀한 것을 지닌 인물로 통한다.

우선 라 청장에겐 ‘입지전적인 인물’, ‘고졸출신 박사 청장’이라는 꼬리표가 늘 따라붙는다. 고졸출신 9급 농업직으로 공직에 입문, 농약연구소에서 연구원의 삶을 시작했다. 스스로 부족했기에 일을 병행하면서 방송통신대를 거쳐 대학원까지 졸업했고, 남이 가진 우수성을 재빨리 받아들여 자신의 것으로 습득하면서 연구관, 과장 코스를 밟아 결국 오늘에 이르렀다. ‘못할 것도 없고 안 될 일도 없다’는 좌우명도 이 과정에서 얻었다.

업무 스타일은 철저한 실사구시(事事求是)형이다. 농촌의 변화도 결국 농민이 사는 공간이 아닌 국민이 생활하는 곳으로 변모시키는 것에서 찾으려 애쓴다. 그래야 농촌이 제대로 대접 받을 수 있기 때문이란다. 리더십과 기술을 강조하면서 국민이 체감하는 연구 성과를 낼 것을 주문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김병원 농협중앙회 회장과 몇 차례 만나 상호 협력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농협의 자본과 농진청의 기술을 접목해 농업에 4차 산업 기틀을 마련하고 이를 통해 농촌의 소득증대를 앞당기자는데 의기투합했다.

라 청장은 조직 인사에서 ‘적합’을 중시한다. 3배수를 뽑아놓고 누가 가장 이 일을 잘하는지를 생각하고 일 위주로 사람을 택하고학연, 지연 완전 배격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건강 비결은 새벽 걷기. 거의 매일 한 시간 반쯤 집앞 공원인근을 걸으며 하루 일과를 재단한다. 감동받은 책이나 영화, 존경하는 인물이 있느냐 물으면 어떻게 그런 질문에 답이 있을 수 있냐고 반문한다. 모든 것이 저마다 속성이 다 다르고 다 귀한 존재인데 한쪽으로 판단할 수 없다는 얘기다.

청장으로서 반드시 이루고 싶은 일도 남다르다. 농진청 최고 연구원들이 최고의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도록 관리자로서 조직을 잘 이끌어가는 일이다. 농진청에서 노벨상이 나오면 누가 농진청을 없애자고 하겠냐는 논리다. 농진청이 주도해서 국제협력 다자사업으로 발전하고 있는 ‘한-아프리카 농식품기술협력협의체(KAFACI)’를 통해 아프리카 식량문제 해결에 야심차게 나서고 있는 점을 주목해 달라고 당부한다. 아프리카 주민들이 바나나를 먹는 것은 쌀이 없거나 비싸기 때문이라는 라 청장은 실제로 최근에 직원 한명을 육종기술 접목을 위해 아프리카벼연구소(Africa Rice)에 2년 기간으로 파견했다. 쌀의 육종 기술이나 수확기술에 관한한 농진청은 세계 톱이다. 이런 강점이 엄청난 결과를 가져 올 날도 그리 멀지 않아 보인다.

황해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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