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수요변화 가속화에 韓 공급능력 갖춰야 ‘윈윈’ 구조개혁-성장둔화-금융부실화 가능성에도 대비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건설과 경제의 고속성장보다 질적 발전에 방점을 둔 시진핑(習近平) 집권 2기를 맞아 한중 경제관계도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우리로선 중국의 질적 발전 전략에 맞춰 수출 등 교역품목의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면서, 금융시스템 등 중국의 취약점 증대에 따른 돌발 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번 중국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드러난 시진핑 집권 2기의 경제정책 방향은 지금까지 추진해왔던 성장 일변도 정책에서 벗어나 인민의 행복추구권을 중시하면서 ‘현대화 경제체제’를 달성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중국이 이른바 고질량(高質量, 하이퀄리티) 사회에 진입해 과잉설비 조정 등 구조개혁과 함께 첨단기술형으로 성장동력을 갈아끼운다는 것이다.
더욱이 중국 공산당이 시진핑 1인체제를 강화하고 후계자를 임명하지 않고 3연임의 장기집권 가능성까지 열어놓아 이러한 정책기조가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한국이 중국 경제의 수요변화에 맞춰 새로운 공급능력을 갖추지 못하면 그 과실을 따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른바 한ㆍ중간 가치사슬 변화를 주도해야 ‘상호 윈윈’하는 경제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한국은 그동안의 물량과 단순가공 중심의 교역에서 벗어나 고부가 첨단형 제조업 등 중국산업의 질적 변화에 맞춘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대중 주력 수출품목인 부품ㆍ소재 등 중간재 수요도 첨단 기술형 고부가 제품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기 때문에, 중ㆍ고위 기술품목에 대한 수출전략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수출품목의 기술차별화가 필수적이다.
중국의 이러한 전략은 최근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에서도 중국 산업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지 않는 소비재와 유통 부문에 집중된 반면, 반도체 등 첨단산업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투자를 유치하는 이중적인 모습에서도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 정부의 수입대체 전략 및 중국 제조업체의 경쟁력 향상에 따라 한중 산업간 수직적 분업구조가 약화되고 있다”며 “한국은 중간재 품목의 기술차별화와 고부가가치화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동시에 시진핑 집권 하의 중국이 경제개혁을 본격 추진할 경우 성장 둔화와 부동산 시장 조정, 기업 및 금융의 부실화 등 잠복된 불안요인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 시진핑 정부로서는 철강 등 과잉공급 산업의 구조조정과 한계기업의 퇴출 등 개혁을 추진해야 하지만, 국유기업의 누적부채와 부동산 버블, 지방정부의 재정부실 등으로 인한 금융리스크가 제약요인이란 분석이다.
현대경제연구원 천용찬 선임연구원은 “중국의 금융부실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이 상존해 있다”며 “중국의 금융리스크로 국내에 유입된 차이나머니의 급격한 이탈과 이에 따른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등 돌발리스크에 상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양국간 교역규모가 33배 성장하고 한국의 대중 수출비중이 25% 안팎으로 급증했지만, 그만큼 ‘차이나 리스크’도 확대됐다. 시진핑 집권 2기를 맞아 외교ㆍ안보 분야는 물론 경제협력 관계에서도 질적인 변화를 모색해야 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