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슨해진 중국 당국 단속에 카지노 주고객 中부호 몰려…춘제 기간에만 77만명 방문 마카오 부동산도 다시 살아나…여행업 · 소매유통업도 활황

[베이징=박영서 특파원] 세계 최대 카지노 도시 마카오에 중국인 ‘큰 손’들이 다시 몰려오면서 마카오에 다시 화색이 돌고있다. 올들어 중국 당국의 단속이 느슨해지면서 자타가 공인할 정도로 유난히 도박을 즐기는 중국 부자들의 ‘귀환’이 이어지는 분위기다. 마카오의 밤거리가 다시 환해지면서 카지노 업계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다시 몰려드는 중국인 VIP=마카오 카지노의 주 고객은 중국 부자들이다. 마카오가 미국 라스베이거스를 앞질러 번창하는 이유도 그들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중국 지도부가 부패척결, 돈세탁 방지 등을 위해 마카오 도박장을 찾는 자국인들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면서 많은 중국인 VIP들이 마카오 카지노에 발을 끊었다. 마카오의 지난해 카지노 수입은 380억달러(약40조원)를 기록, 역대 최고치를 갱신했지만 증가율은 13.5%에 그쳐 1년전인 2012년의 42% 보다 크게 낮아졌다.

그렇지만 올들어 마카오로 중국 부자들이 돌아오고 있다. 경제성장 둔화로 경기가 좋지않은 데다 권력이양 작업도 마무리되자 중국 정부가 팽팽했던 단속의 끈을 풀어놓은 것이 중국인 ‘큰 손’ 귀환의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이처럼 부유층 중국인 도박꾼들이 다시 몰리면서 주춤했던 마카오 경기는 활기를 띄고있다.

올해 춘제(春節·설) 연휴 기간에 마카오를 방문한 중국인들은 77만명을 넘었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23% 증가한 수치다. 중국인들이 다시 늘어나면서 지난 2월 한달동안 마카오의 카지노 매출은 380억파티카(약 5조3000억원)에 달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당초 전망치 360억파타카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마카오 카지노 수입의 3분의 2 가량은 중국인 VIP 고객들로부터 나온다. 중국 정부가 중국 밖으로 가져 나갈 수 있는 현금의 양을 제한하면서 VIP 고객 대부분은 신용카드를 이용해 고액 베팅에 참여하지만 이들의 도박은 마카오 카지노업계를 먹여살리고 있다.

중국인 ‘큰 손’ 고객은 마카오 뿐만 아니라 영국의 카지노 업계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수년간 어려움을 겪었던 영국의 카지노업계가 중국 손님들로 인해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중국인 고객의 취향에 맞춰 영국 카지노업체들이 바카라 게임의 비중을 높이는 등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카지노 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년전 영국내 카지노는 룰렛 게임을 즐기는 중동 국가의 거부들이 주름잡았으나 현재는 바카라를 즐기는 중국인들이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中부자 덕에 부동산도 호황=중국 부자들이 카지노 뿐만 아니라 마카오의 여행업, 부동산, 소매유통 등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상당하다.

마카오 서북지역에선 새로운 대형 주택단지가 한창 공사중에 있다. ‘윈저 아크(Windsor Arch)’라는 호화 아파트 단지다. 이 단지는 중국 대륙의 부호들을 겨냥하고 있다. 이 곳의 부동산 중개업자는 “대륙에서 온 구매자들은 황금으로 만든 수도꼭지, 대리석으로 만든 욕실을 좋아한다”면서 “이 곳 아파트의 내부장식이 휘황찬란하다”고 소개했다. 그는 “많은 본토 부자들이 마카오 부동산에 투자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카오의 여행업도 중국인 덕분에 활황이다. 지난해 마카오를 방문한 여행객 수는 전년보다 4.4% 늘은 2930만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1860만명이 중국 대륙에서 왔다. 이들은 마카오 내 복합리조트 단지나 호텔에 머물면서 여가를 즐긴다.

이는 명품 매출 증가로 이어진다. 모건스탠리는 “권력 이양기 동안 중국 부자들은 사치품을 덜 사고 도박도 자제했지만 최근 권력이양이 완료 되면서 몸을 사렸던 부자들이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전했다.

마카오는 1887년 청ㆍ포르투갈 조약에 따라 포루투갈의 식민지로 떨어져나갔다. 이후 포르투갈 정부는 도박업을 합법화해 성공적으로 세계 각지의 여행객과 이민자들을 마카오로 끌어들였다. 이를 배경으로 스탠리 호는 마카오 카지노업계의 ‘황제’로 40년 동안 군림했다.

그러나 지난 2002년 마카오 당국이 샌즈, 윈리조트 등 해외업체에게 사업권을 부여하면서 그의 독점체제는 막을 내렸다. 이후 새로운 도박장이 24개나 만들어졌다. 이제 마카오 도박산업의 규모는 미국 라스베가스의 7배까지 불어나면서 세계적인 종합휴양도시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