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뜨 물류센터 470명 직고용 확정 -제빵기사 5000여명 직고용 문제 진퇴양난 -기술ㆍ노하우 기반하는 업계생태 고려해야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파리바게뜨의 불법파견 의혹이 국감으로 이어졌다.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파리바게뜨 본사의 불법파견 결정과 제빵기사 등 5738명에 대한 직접고용 명령을 둘러싸고 의원 간 설전이 펼쳐졌다. 이날 정의당 이정미 의원은 국감 질의에서 “고용부가 파리바게뜨 본사의 직접고용 시정명령을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파리바게뜨가 물류센터에서도 470여 명을 불법파견 형태로 인력을 운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SPC그룹에 따르면 이 의원이 제기한 물류센터 직원의 직고용 문제는 이미 확정된 상태다. 파리바게뜨 한 관계자는 “이미 지난 5월 내부적으로 물류센터 인력에 대한 직고용 논의가 이뤄져 왔다”면서 “물류 효율화, 중장기 물류 안정화를 위해 직접고용 준비 기간 3개월(7월~9월)을 거쳐 16일 473명을 채용을 확정했다”고 했다.
▶파리바게뜨 협력업체 직원, 정규직 전환 실시중= SPC는 현재 내부적으로 문제 개선을 위한 작업을 진행중이다.
기존의 도급사 정규직 소속의 파리바게뜨, 파리크라상 등 직영점에 소속된 판매사원들도 지난 8월부터 정규직 전환을 실시하고 있다. SPC그룹에 따르면 현재까지 2000여명의 정규직 채용이 완료된 상태다. 전환 대상은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등 본사가 직접 운영하는 매장에서 근무하는 판매직군 전원 등 총 1989명으로 계열사별로 ㈜파리크라상 1319명, 비알코리아㈜ 332명, ㈜SPC삼립 338명 등이다. 특히, 전환 대상인 매장 판매직원들의 대다수가 20대 여성으로 청년 및 일자리 취약계층에 대한 고용의 질을 높였다.
이같은 움직임에도 지속적으로 ‘불법파견’이라는 부정적 프레임을 씌우는 것은 과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업계 한 전문가는 “사법부의 ‘불법’ 판단이 내려지지 않은 ‘의혹’ 상태에 있는 문제”라면서 “기업뿐 아니라 가맹점주에게 미칠 파급 효과를 고려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제빵기사 직고용, 파장 고려해야 할 일=물류센터 직원에 이어 제빵기사들의 직고용 문제도 관심사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가맹본부가 제빵기사를 직고용하기는 쉽지 않다. 비용문제도 있지만 가맹점주와의 관계 탓이 크다. 본사가 제빵기사를 직고용하면 가맹점주를 관리·감독이 불가능하게 된다.
매장의 오너인 가맹점주 입장에서도 부담이다. 서울 지역 파리바게뜨 한 가맹점주는 “본사 직원이 매장에 상주하는 것 자체가 사실상 불편한 일 아니겠느냐”면서 “매장의 지역, 상권, 시간대별 특성에 맞춰 제빵기사에게 업무를 지시하고 의견을 조율하는데 이것이 불가능하게 되면 사업자의 경영자율권이 침해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가맹점주는 “현장에서는 제빵기사의 이퇴직이 잦다”며 “이러한 인력관리를 전문 시스템을 갖춘 협력업체가 맡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당장 본사가 3300여개 매장 5000여명 제빵기사를 직고용할 경우 오게될 혼선도 고스란히 가맹점주 몫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제빵기사 직고용은 프랜차이즈의 생태를 파악하지 못한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한 전문가는 “본사에 협력업체 근로자들을 직고용하라고 요구하면 기술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하는 프랜차이즈 생태계 자체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며 “다양한 산업 환경 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 절충안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가맹점주들도 반대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고 있다. 지난달 27일 이재광 파리바게뜨가맹점주협의회장은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 주최 간담회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 주최 긴급토론회에 패널로 참가해 가맹점주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제조 기사들의 인건비가 가맹점이 감당할 수준 이상이면 기사의 고용 체제와 상관없이 가맹점이 계속 고용을 할 수가 없으며, 가슴 아프지만 일자리가 줄어들 수도 있다”면서 “정부와 정치권에서도 이 문제를 노동자만의 문제로 보시지 말고 자영업자들의 문제로 함께 보고 해결 방안도 조속히, 원만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지원해달라”고 촉구했다.
▶협력업체 도산 위기의 문제= 당장에 파리바게뜨 본사가 제빵기사를 직고용할 경우 본사가 협력업체는 존폐 위기에 처한다.인수합병을 하는 것도 아닌데 수년간 제빵기사들을 채용하고 교육해온 노력들이 물거품된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파리바게뜨 협력업체 한 관계자는 “제빵기사들의 채용과 근로계약, 노무관리까지 모두 직접 하고 있는 만큼 고용부의 불법파견 판단은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고용노동부는 이번 조치로 제빵기사의 임금이 올라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본사가 직고용하면 중간 수수료 명목이 제빵기사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것이다.그러나 인건비 상승분은 다시 가맹점주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높다. 뿐만 아니라 본사가 기간제 등 비정규직 근로자로 이들을 직고용하면 고용 불안정 문제도 해소되지 않는다.
파리바게뜨 측은 해당 문제에 대해 가맹점주 등이 참여하는 협동조합이나 3자 법인 설립을 대안으로 검토중이다. 파리바게뜨 한 관계자는 “가맹점주, 협력업체 등 이해관계자들과 면밀히 협의해 합작법인 설립 등을 포함한 합리적 대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28일 제빵기사들을 오는 11월 9일까지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시정명령서를 파리바게뜨 측에 공식 통보한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