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임대차 계약 확정적으로 종료시키지 않아”…벌금형 선고 [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자신의 건물에서 성매매 업소가 운영되는 것을 방조한 건물주도 형사처벌 대상이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이 건물주는 임차인에게 ‘더 이상 불법영업을 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받았지만, 법원은 계속해서 건물을 제공했다며 벌금형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부(부장 오성우)는 성매매알선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이하 성매매 처벌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임대업자 A(75) 씨의 항소심에서 원심과 마찬가지로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고 1일 밝혔다.

서울 강남에 위치한 건물 소유주인 A씨는 지난 2015년 10월 자신의 건물에서 불법 성매매가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경찰은 A씨에게 ‘불법 성매매 업소로 적발됐다’고 통지했다. 임차인 B씨가 건물 지하 2층에서 성매매 업소를 운영했던 것이다. A씨는 즉각 B씨에게 항의했고, 다시는 불법영업을 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받아냈다.

3주 뒤 A씨는 경찰로부터 또다시 성매매업소로 적발됐다는 통지문을 받았다. 그러나 A씨는 임차인과 계약을 해지하지 않았다. 불법영업을 하지 않겠다는 각서만 또다시 받았다.

B씨가 운영하던 성매매 업소는 지난해 3월 경찰에 세 번째로 적발된 뒤 철거됐다. 검찰은 건물주인 A씨가 성매매 업소의 운영을 방조했다고 보고 성매매처벌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성매매처벌법에서는 성매매가 이뤄지는 사실을 알면서도 건물을 제공하는 행위도 ‘성매매 알선 등 행위’로 보고 처벌대상으로 삼고 있다.

1심은 A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A씨가 (경찰에 1차 적발된 이후인) 2015년 10월 15일 경부터 (건물이 철거된) 2016년 3월 15일 경까지 임대차 계약을 확정적으로 종료시키지 않았다”며 “건물 제공 행위를 중단했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원심에 수긍해 A씨의 혐의를 유죄로 보고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