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 있어도 1차에서 정리 민원인과 식사 눈에띄게 줄어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에 관한 법률, 일명 김영란법 시행이 오는 28일로 1년을 맞는다.

요식업계, 축산ㆍ화훼농가 등에서는 경제적 타격을 입었다는 볼멘소리가 나오지만, 공직사회 곳곳에는 유의미한 변화가 감지된다.

관가에서는 업무와 관련해 민원인과 식사하는 일 자체가 크게 줄었다. 정부서울청사에 근무하는 한 공무원은 “전에는 일주일에 몇 차례씩 업계 사람들이 찾아와 저녁을 먹자고 했었는데 법 시행 이후에는 그런 제안이 뚝 끊겼다”며 “저녁을 먹더라도 간단히 1차만 삼겹살, 김치찌개에 소주 한 잔 하고 더치페이 한 다음에 자리를 정리한다”고 했다.

대기업 홍보팀 과장 정모 씨는 ”전처럼 2차로 양주를 먹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고 서로 불편해한다”며 “대부분 1차로 끝나고 자리를 옮기더라도 호프(생맥주)나 한 잔 하는 정도”라고 했다.

회식 등 술자리 자체가 눈에 띄게 감소했다는 직장인도 있었다.

한 증권사에서 홍보 업무를 담당하는 이모 씨는 “체감상 저녁자리가 30~40% 정도로 줄어든 것 같다”며 “업계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물론 회사 분위기 자체도 얼른 들어가서 쉬자는 쪽으로 된 것 같다. 전에 비해 저녁이 있는 삶이 됐다”고 했다.

이는 수치로도 확인됐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접대비를 분리 공시한 139개 기업 중 접대비를 줄인 곳은 102개사(73.4%)에 해당했다.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접대비는 15.1%(173억원) 감소했다.

공직자는 아니지만 청탁금지법 적용 대상인 언론사 기자들 역시 삶의 패턴에 변화가 생겼다. 한 일간지 기자인 원모 씨는 퇴근 후 방송 댄스 학원에 등록했다. 원 씨는 “과거엔 술자리에 강제 참여를 권했다면 최근엔 거의 없다”며 “취재 방식도 전에는 밤늦게까지 서로 술을 먹이는 방식이었다면 근래엔 오전ㆍ오후 시간에 커피나 차를 마시는 방식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주말 역시 생겨났다. 대관업무를 주로 맡아 온 한 금융회사 관계자는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주말 골프 약속이 줄어 입사 이후 처음으로 종교활동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선 기존의 관성이 되살아나는 듯하다는 아쉬움도 지적됐다.

한 공무원은 “시행 초기 한 달 동안은 아예 술자리 약속이 없었던 것 같은데 점점 술자리 약속이 늘어나더니, 박근혜 정부 말기에는 정국이 어지러운 틈을 타 거의 제자리로 돌아온 것 아닌가 싶다”했다.

최근 논의 중인 3ㆍ5ㆍ10(음식물 3만원, 선물 5만원, 경조사비 10만원) 기준 완화에 대해 “건전한 방식으로 공직사회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시점에 굳이 그런 기준을 완화할 필요가 있나 싶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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