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지혜 기자]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등 전국 17개 시ㆍ도 교육감이 1일 업무를 본격 시작한 가운데, 서울ㆍ경기ㆍ인천 등 주요 지역의 ‘진보교육감’의 첫날 행보가 눈길을 끈다. 이들의 첫날 움직임은 향후 교육시장의 바로미터였다는 평가다. 특히 일부 교육감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법외노조 판결과 관련해 정부에 반대되는 입장을 보이거나 임기 첫 업무로 ‘자사고 손보기’를 선택하고 있어 갈등이 예상된다.

▶6만 전교조, 교육 파트너될 수 있을까=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업무 첫날 기자회견을 통해 “6만여명에 이르는 전교조를 파트너로 생각하지 않는 교육행정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교육부의 복귀 명령에 대해서는 “실정법은 따르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해 정부의 전교조 대응 방식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조 교육감은 3일까지 예정된 교육부의 전교조 전임자 복귀 명령에 대해서 “복귀하지 않는 전교조 전임자에 대한 징계 여부에 머물러서는 안된다”며 “뜻을 같이 하는 여야 의원들이나 다른 교육감과 함께 정기국회에서 교원노조법을 개정하는 쪽으로 노력하고자 한다”고 했다.

▶위기 맞은 자사고…고교서열화 개혁= 조 교육감이 첫날 초점을 둔 것은 ‘자사고’였다. 가장 먼저 자사고 개혁과 관련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자사고 폐지를 본격화했다. 조 교육감은 “다음달 중순까지 자사고 평가를 완료하겠다”며 “고교 체제 자체의 변화와 고교 교육 질적변화 및 균형발전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고등학교 교육을 혁신할 것”이라고 했다. 자사고 제도의 전면 재검토와 일반고 전환 프로그램이 이같은 교육 혁신의 일환이다. 향후 TF는 교사, 학생, 학부모 등의 의견을 수렴해 지정 취소를 원하는 자사고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으로 자사고 폐지 수순을 진행할 전망이다. 조 교육감은 특히 “8월13일까지 모든 평가 절차를 마무리하고 일반 고등학교를 중심으로 하는 공교육 체제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자사고 문제에 접근할 것”이라고 했다.

▶현장 목소리 담는 진보 교육감, 정부갈등 우려=조 교육감은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그는 “서울 교육감 명의의 개인 이메일 계정을 만들어 교육청 구성원 및 현장 교육자들의 정책 아이디어를 직접 수렴하고자 한다”며 “학연이나 지연 등에 밀려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이들을 위해 기명 인사 추천도 받을 계획”이라고 했다.

이재정 경기교육감 역시 학생, 비정규직 등 현장 교육자 100여명을 참석시키는 토크 콘서트를 열기로 했고, “국가 주도형 교육에서 탈피해 민간 주도형 교육 자치를 실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최근 시국선언 교사 참여자들을 교육부가 검찰에 고발하고 전교조 조퇴투쟁에 대해서도 명단 파악을 지시하는 등 정부가 전교조 교사들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펼치고 있어 갈등이 예상된다. 일부 진보교육감들은 전교조 법외노조 판결을 앞두고 재판부에 탄원서를 내는 등 지지 의사를 밝혔다. 정부는 전교조 전임자가 오는 3일까지 일선 학교로 돌아가도록 복귀명령을 내리도록 일선 교육감에 요구했으나 전교조 측은 미복귀 원칙을 내세우고 있다.

조 교육감은 업무 첫날 다른 진보교육감에 비해 다소 완화된 입장을 보이긴 했으나 전반적으로 보조를 맞출 것으로 보여 3일 이후 미복귀자 징계를 둘러싸고 교육부와 진보진영 교육감들의 충돌은 불가피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