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우리 군 당국 北 움직임 주시 [헤럴드경제=이정주 기자] 15일 오전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대응해 우리 군은 즉각 동해상으로 현무2 미사일 실사격을 실시했지만, 북한의 잇따른 도발로 인해 경고의 의미가 퇴색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부 야당에서는 정부의 이같은 대응이 북한이 아닌 우리 국민들에게 보여주는 제스처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날 오전 6시 57분경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 직후 합동참모본부는 “우리 군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동시에 대통령 승인을 받아 현무2를 도발원점인 순안비행장까지의 거리(250km)를 고려해 동해상으로 실사격을 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의 최대고도는 약 770km, 비행거리는 약 3700km로 추정되며 추가 정보에 대해서는 분석 중이다. 한·미 군 당국은 지난 3일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이동식발사대(TEL) 이동 등 미사일 발사 징후를 포착하고 면밀히 감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연이은 도발에 대해 우리 군의 대응 사격이 반복되는 가운데 당장 야당에서는 국민들을 향한 ‘쇼’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북한이 핵탄두를 소형화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탑재하는 상황을 목전에 앞둔 마당에 ‘힘의 비대칭’을 극복할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바른정당 소속 정양석 외교통일위원회 간사는 이날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북한이 핵을 갖고자 미사일을 쏘는데 현무2를 보고 놀라겠냐”며 “이는 북한에 대한 대응이 아니라 정부가 국민에게 뭔가를 하고 있다고 것을 보여주려는 제스처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전략 핵무기도 안 된다는 대통령의 두 가지 기준을 보면 우리 대통령이 맞느냐는 의구심이 든다”며 “정부가 국민을 위해서 안보정책을 어떻게 펼치는 것인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북한의 도발 때마다 우리 군이 대응책으로 활용하고 있는 무기들이 급격히 고도화되고 있는 북한의 탄도미사일에 역부족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무2 미사일은 사거리 300km의 현무-2A와 500km에 이르는 현무-2B로 나뉜다. 사거리 250km를 언급한 우리 군의 발표로 추정해보면 이날 대응 무기로 사용한 미사일은 사거리 300㎞인 현무-2A일 확률이 높다.

한·미 미사일 사거리 지침에 따라 한국군이 보유할 수 있는 미사일의 최대 사거리의 800㎞로 제한된다. 지난 1979년 처음 합의한 지침은 한국군의 미사일 사거리를 180㎞, 탄두중량 500㎏ 이하로 제한했지만 지난 2001년 개정해 사거리를 300㎞까지 늘렸다. 이후 지난 2012년 10월 재개정에 성공해 사거리가 800㎞까지 늘어났다.

국방부 측은 현무2가 축구장 수십 개 면적을 초토화할 수 있는 파괴력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우리 군이 미국에서 도입한 에이태킴스(ATACMS) 블럭1A 미사일보다 훨씬 강력한 셈이다. 에이태킴스 블럭1A의 최대 사거리는 300㎞에 불과하지만 축구장 4개 면적을 초토화할 수 있다.

우리 군은 미사일 지침에 따라 현무-2A, 현무-2B 미사일을 실전배치 중이다. 또 미사일 사거리 최대치인 사거리 800㎞의 현무-2C 탄도미사일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일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다음날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리 군의 미사일 탄두 중량 제한을 없애기로 합의해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