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창훈 기자] 최근 산지 쌀값이 가을 수확기보다 더 떨어져 16만원대까지 내려오는 등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보통 여름철 쌀값은 전년도 수확기보다 높아 ‘반짝 특수’를 보는데, 올해는 벌써부터 수확기 쌀값 걱정에 농가의 시름이 커지고 있다. 재고가 많고 소비가 부진한 데다 내년 쌀 시장 개방을 앞두고 시장전망이 불확실해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풀이된다.
1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산지 쌀값은 지난달 15일 80kg당 16만9116원으로 10일 전보다 332원(0.2%) 하락했다. 산지 쌀값 하락 흐름은 지난해 8월(17만6891원)부터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15일 산지 쌀값은 전년 수확기(10∼12월) 평균가격 17만5279원보다 3.5% 싸고, 수확기보다 가격이 낮게 나타나는 ‘역계절 진폭’이 열흘 전보다 0.2% 포인트 확대된 것이다.
특히 산지 쌀값은 지난 5월 25일 16만9644원으로, 2012년 9월 이후 20개월 만에 처음으로 17만원 아래로 내려갔다.
지난해 쌀 수확기에 미곡종합처리장(RPC)ㆍ농협 등 산지 유통업체들이 대거 매입에 나서고 농가에서도 보유 물량을 늘리면서 수확기 가격이 너무 높게 형성됐던 점도 최근 가격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5월 말 기준 산지농협의 재고량은 62만6000t으로 1년 전보다 4만9000t이나 많다. 5월까지 쌀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7% 가량 줄어들었다.
특히 올해 시중에 풀린 밥쌀용 수입쌀 만해도 12만t에 달한다. 이런 추세라면 햅쌀이 쏟아져 나오는 10월에도 2013년산 재고가 상당량 남을 것이라는 게 농협의 추산이다.
여기에 쌀 시장 개방을 앞두고 농민들의 불안 심리가 확산되면서 쌀 가격 하락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 수확기 투매현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시중 재고 쌀 일부를 격리하는 등 선제적으로 수확기 대책을 내놓을 것을 주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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