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이노베이션 노사 임금인상 물가지수 연동 파격안 합의 - 노사 교섭의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 - 10월 CEO 세미나선 파격적인 공유경제 아이디어 잇따라 공개 전망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최태원 회장이 이끄는 SK그룹의 ‘혁신’ 경영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지난해 6월 최 회장이 ‘딥 체인지(Deep Change)’를 그룹 화두로 제시한 이래 각 계열사의 경영 전략은 물론 구성원 교육, 노사관계,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이르기까지 경영 전반에서 실험적인 시도가 이어지며 재계의 이목이 SK그룹으로 집중되는 모습이다.

지난 11일 SK그룹의 핵심 계열사 SK이노베이션은 노사관계의 새 패러다임을 여는 파격적인 협상안을 공개했다. 이날 SK이노베이션 노사는 국내 기업 중 최초로 임금인상률을 물가에 연동시키는 노사 간 합의를 이끌어 냈다.

한국은행 발표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연동하는 방식으로 전환, 짧게는 반년, 길게는 1년 내내 소요되던 임금 교섭에 획기적인 전환점을 마련했다. 이는 대립과 반목의 상징인 노사관계의 구도를 시대의 화두인 상생과 협력의 구도로 바꿀 과감한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SK이노베이션의 임금인상률은 전년도 소비자물가지수인 1%로 결정됐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밀고 당기기 식’의 소모적인 협상 관행을 탈피하고 발전적 노사 관계로 진화할 수 있는 ‘한국형 노사 교섭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노사는 한 발 더 나아가 육아ㆍ교육 등 자금 수요가 큰 시기를 임금 최고점으로 하는 ‘생애주기 기반 임금체계’를 도입하는 한편, 기본급의 1퍼센트를 사회적 상생을 위한 기부금으로 출연하기로 했다. 우리나라 노사 모델의 귀감이 될 만한 이번 합의안은 조합원 찬반투표 결과 73.57%의 찬성률로 가결됐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의미있는 노사 관계 모델로 SK의 딥 체인지 2.0 성공 기반을 마련하는 동시에 우리 사회가 한 단계 더 성숙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평가했고, 노동조합 측도 “대기업 노조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깊이 고민한 결과로, 회사의 성장이 구성원 및 사회의 행복으로 이어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공유’의 키워드 또한 최태원 회장이 가장 관심을 보이고 있는 혁신의 키워드 중 하나다. 최 회장은 지난 4월 “SK그룹 자산 중 대부분을 오픈해 공유 인프라로 활용하겠다“고 파격 선언을 한 뒤 수펙스(SUPEX)추구협의회 내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다양한 방안을 모색토록 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과 SK네트웍스는 3000여개의 자사 주유소를 활용하는 방안을, LNG(액화천연가스) 발전업체인 SK E&S는 도시가스 인프라 등을 공유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SK텔레콤은 전국 통신망과 영업망, 특허권 등을 활용해 사회적 기업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0월로 다가온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서 주력 계열사들이 보다 구체화된 공유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공유’에 대한 최 회장의 높은 관심은 공유경제 관련 사업 투자로도 이어지고 있다. SK㈜는 최근 미국의 1위 카셰어링 업체인 투로(Turo)에 지분을 투자했다. 지난 2015년 쏘카(SOCAR) 투자 성공에 힘입어 이제는 글로벌 ‘공유 경제’ 시장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SK그룹은 지난달엔 세계적인 석학 50여명을 한국으로 초청해 파격적인 임원 교육을 실시하기도 했다. 1차 목표는 임원들의 경영 통찰력을 높이기 위함이었지만 연사들의 강연은 동영상으로 제작돼 8만여 그룹 구성원 모두에게 공유됐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서도 선도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7월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 간 간담회에서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사회적 기업 200개 지원을 통해 고용 창출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최 회장은 6월에는 “10년 안에 사회적기업 10만 개를 육성해 GDP 3% 수준으로 키우자”고 제안하면서 “그렇게 되면 우리 사회가 획기적으로 행복해질 것이다. SK그룹이 지원에 앞장서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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