實경영권 박삼구 회장 손에 시간 끌수록 채권단에 불리

금호측 지연전술 펼칠 수도 컨소시엄 구성 여유도 생겨 [헤럴드경제=장필수 기자]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1조 3000억원에 달하는 금호타이어 채권 만기를 9월말에서 연말로 다시 연장할 방침이다. 더블스타의 매매대금 조정요구에 따라 재협상 시간을 벌기 위해서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으로서는 대응할 시간을 더 얻게 된 셈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24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금호타이어 채권 만기에 대해 “절차상 9월 중순쯤 다시 논의해야 하는데 연장이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최대 3개월은 추가로 연장할 수 있고 박 회장의 향후 행보에 따라 차입금을 어떻게 할지를 놓고 채권단이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권단이 채권 만기를 3개월 연장하게 되면 박 회장으로서는 그만큼 시간을 벌게 된다. 그간 매각 과정에서 박 회장은 컨소시엄 구정 여부와 상표권 사용료율 문제를 놓고 산업은행과 ‘핑퐁게임’을 벌이며 지연전술을 구사해왔다. 그 결과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금호아시아나 측의 요구를 사실상 거의 전부 수용했다. 박 회장은 상표권 사용료율은 물론 컨소시엄 구성 방식에서도 소기의 성과를 얻어냈다.

채권단이 여신 만기를 재연장하지 않으면 금호타이어는 부도를 맞는다. 여신은 산은이 박 회장을 압박할 마지막 수단이었다. 만기가 연장되면 압박수단으로서의 위력이 약해질 수 밖에 없다.

채권단 입장에선 더블스타의 매매대금 조정 협상을 단기간에 마무리해 만기 연장 기간을 최대한 단축할 수 밖에 없는 처지다. 만기가 늦춰질수록 박 회장이 또 다른 지연전술을 펼치거나 컨소시엄을 구성할 시간을 벌 수 있다. 매각이 지연돼 금호타이어 경영실적이 더 악화되면 더블스타 측이 또다시 가격인하를 요구할 수 있다. 현재 금호타이어 실제 경영활동은 박 회장이 주도하고 있다. 회사 실적이 박 회장의 의지에 영향을 받는 셈이다. 게다가 자칫 내년으로 매각이 넘어갈 경우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이 이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변수도 생긴다.

금융권에선 채권단이 더블스타의 1550억원 가격 인하 요구를 받아들일 것으로 보고 있다. 주가하락분을 반영하지 않을 수 없는데다, 8000억원의 가격 안에는 여전히 시가의 90%에 박하는 경영권 프리미엄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대신 산은은 그간 논쟁거리로 부각됐던 ‘먹튀 논란’을 잠식시키고자 고용보장 강화 등을 더블스타에 제안할 계획이다.

산은 관계자는 “국내 인력에 대한 고용 보장 기간과 고용 규모를 늘리고 회사의 중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국내 투자 계획에 대한 입장을 요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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