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시지는 원플러스원 할인행사 -계란 ‘유통기한 임박 세일’ 딱지붙어 -그래도 구입하는 사람 찾아보기 힘들어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하나 더’가 선명하게 새겨진 독일산 4개입 소시지들이 매대를 가득 채웠다. 매대 위치는 대형마트 정중앙, 길게 늘어져 있는 소시지 코너의 맨앞이었다. 평소땐 시식사원과 행사상품이 진열되는 곳이다. 위치는 좋은데 구경객 마저도 없다.
다른 대형마트의 친환경 식품 코너. 친환경 계란에는 다른 상품에 없는 빨간색 딱지가 붙어 있다. ‘40% 할인상품, 할인사유-05-유통기한 임박’. 소비자들이 상품을 찾지 않자 유통기한이 다가와 버린 제품이다.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때는 없어서 못팔던 계란은 최근 소비자들의 관심 밖이다.
뿔난 소비자들의 심리를 대변하고 있다는 평가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번 안전성 논란의 중심에 섰던 상품들은 최근 대형마트에서 외면받고 있다. 케미포비아의 중심에 서 있는 신선식품, 소시지와 계란이 유독 그렇다. 두 제품 모두 유럽발 식품 위기이후 상품 판매가 급감했다.
계란 판매량이 받은 타격은 더욱 크다. 유럽산 만큼이나 국내산도 위생관리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마트가 지난 15일부터 21일까지 계란 매출을 집계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46% 급감한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마트도 17~22일 계란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1% 줄었다. 대형마트에 쌓여있는 계란들에 ’할인판매‘ 딱지가 붙기 시작한 이유다.
매장에서 만난 신선식품 직원은 “올해초 수준은 상상도 못할 정도로 계란 판매량이 크게 감소했다”면서 “계란이 비어서 다른 상품을 뭘 채워넣어야하나 고민했던 얼마전과는 비교도 못할 정도”라고 털어놨다.
소시지와 햄 제품에 대한 판매도 줄었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제품에 대한 논란이 일어난 것은 아니지만, 소비자들이 해당 상품을 기피하는 경향은 뚜렷하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햄 제품 전체에 대한 소비감소는 뚜렷하지 않지만, 외국산 제품들은 소비자들이 찾지 않는다고 들었다”고 했다.
유럽산 소시송(마른소시지)을 즐겨 먹는다는 마모(27ㆍ여) 씨도 “야식 술안주로 소시송만큼 부담없으면서 심심하지 않는 안주가 몇 없는데 최근 끊었다”며 “좋아하는 음식이지만 내 몸이 더 소중하니 당분간 먹지 않을 계획”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소비자들의 화학제 상품들에 대한 불안감 역시 점차 커져가고 있다. 전국민적인 소비자 저항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불거진 화학약품 사용 상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발은 소시지와 계란에서 시작됐다는 의견도 나온다. 마찬가지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닭고기, 부작용을 초래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생리대 등도 현재 개혁의 도마위에 올랐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맘만 먹으면 안먹을 수 있는 기호품들부터, 화학제품에 대한 기피현상이 최근 일어나고 있다”면서 “이같은 문제가 계속 이어질수록 소비자들의 먹거리에 대한 불신은 점차 커져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