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만 맡고 검사는 중간 벤더사에 의존

국내 대형마트가 유통한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이 잇따라 검출되면서 유통단계에서부터 안전성 여부가 검사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마트에 계란이 유통되는 과정에서 위생 및 안전에 대한 자체검사는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계란의 경우, 전국의 각 농가와 계약을 맺은 대형 벤더사들이 이마트, 홈플러스 등 국내 대형마트들과 계약해 계란을 납품하는데 이 과정에서 위생 및 안전검사는 제조업체인 중간 벤더사들의 몫이라는 것이다.

이에 이번 살충제 계란 사태처럼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은 계란이 대형마트에 유통될 가능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트 측은 안전성 여부를 중간 벤더사에 의존할 수 밖에 없게 된다.

실제 국내 대형마트 계란 유통과정을 살펴보면 전국의 각 농장에서 생산한 원란에 지역숫자 및 농가를 표기하는 ‘난각’을 새기고 벤더사의 집하장으로 운반한다. 운반 과정에서 상품 추적을 위한 기록인 이 난각이 새겨지지 않으면 유통 자체가 불가하다. 이후 벤더사가 집하장에서 세척, 검란, 혈관유무 등 검사해 유통될 수 있는 계란을 골라 상품화시키는데 이 과정에서 상품의 위생과 안전성에 대한 점검과 검사가 이뤄진다. 이처럼 벤더사의 검사와 상품화가 끝나고 난 뒤 상품이 대형마트, 백화점 등 유통업체에 바로 납품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국내 대형마트에 납품된 계란에서도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다. 이마트에 납품하는 양계농가 57개 가운데 2곳에서 생산한 계란에서 비페트린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됐고, 2곳에선 비펜트린이 기준치 이하로 검출됐다. 이번에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농장은 순창, 여주, 이천, 김천 등 총 4곳이다.

홈플러스는 PB상품인 ‘신선대 홈플러스’에서도 비펜트린이 초과 검출됐다. ‘11시온’이란 난각이 표기된 계란인데, ‘신선대 홈플러스’를 공급하는 40개 가량의 농장 중 1곳인 충남 천안 소재 시온농장 제품에서 비펜트린이 검출된 것이다.

롯데마트에 계란을 공급하는 경기 여주의 산란계 농장도 살충제인 비펜트린이 기준치를 초과 검출됐다.

이에 대형마트에서도 계란을 비롯한 신선식품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대책을 마련할 지 관심이 집중된다. 현재 롯데마트의 경우 국내 3사 대형마트 중 유일하게 자체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벤더사로부터 샘플분을 취합해 롯데그룹의 ‘롯데중앙연구소’에서 유통 전 안전 및 위생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대형마트는 기본적으로 유통업이기 때문에 제품의 안전성에 있어 모든 1차 책임은 우선적으론 제조업체에 있다”며 “계란의 경우 벤더사가 계란의 상품화를 진행하기 때문에 제조업체로서 관련 검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구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