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클 고틀러 화이자 희귀질환사업부 글로벌 대표 -”7000여개 희귀질환 중 치료제는 5%…인구 8% 앓아“ - 30% 5세 이전 사망…국내 희귀질환자 100만명 넘어 -”화이자, 30여년간 연구해와…유전자 치료 분야 집중“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최근 세상을 떠난 영국의 아기 찰리 가드(이하 찰리)는 전 세계에서 16명만 앓고 있다는 미토콘드리아 결핍 증후군(MDS) 환자였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기도에도 찰리는 결국 첫 돌을 맞이하지 못했다. 찰리가 앓은 병처럼 희귀질환은 선천성인 경우가 많다. 찰리처럼 어떤 치료도 해보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의학 기술의 발전으로 치료제는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항암제 분야에선 표적항암제를 넘어 면역항암제라는 3세대 치료제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아직 의학 기술이 미치지 못하는 영역이 있다. 바로 희귀질환 분야다. 제약사에게 이 ‘미개척 분야’는 사명감을 갖고 정복해야만 하는 영역이다. 제약사의 존재 이유라고 볼 수도 있다.
최근 한국을 방한한 글로벌 빅파마 화이자의 마이클 고틀러<사진> 희귀질환사업부 글로벌 대표와 이메일을 통해 화이자의 희귀질환에 대한 철학을 들어봤다. 고틀러 대표는 “현재까지 확인된 희귀질환은 7000여 종에 이르고 희귀질환자는 전 세계 3억5000명에 달한다”며 “단일 질환별로는 환자 수가 적지만 전체 질환군으로 봤을 땐 세계 인구의 8%가 희귀질환을 앓고 있는 셈”이라며 희귀질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국내에서는 유병 인구 2만명 이하 질환을 희귀질환으로 분류한다. 지난 6월까지 등록된 희귀난치질환은 1094종이다. 지난해 2월까지 등록된 환자 수는 103만명에 이른다. 희귀질환이라고 하지만 더 이상 ‘희귀’하다고 볼 수 없는 수준이다.
문제는 희귀질환의 절반 정도가 유전적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는 점이다. 영유아 때부터 질환으로 고통받는 셈이다. 환자 30%는 찰리처럼 5세 이전에 사망하고 있다. 저출산이 가속화되는 시기에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지금까지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은 소규모 바이오업체가 주도해 왔지만, 한계가 많았다. 환자 수가 적다 보니 임상시험을 위한 환자 모집부터 쉽지 않았다. 신약 개발을 위한 장기간 투자도 자본이 넉넉하지 않은 이들 업체에게 ‘장벽’이었다.
반면 화이자는 지난해 전 세계 매출액이 528억달러에 이르는 대형 제약사다. 화이자는 ‘비아그라’, ‘리피토’, ‘엔브렐’, ‘리리카’ 등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유명하지만 희귀질환 치료제도 있다.
고틀러 대표는 “화이자는 ‘모든 환자가 중요하다(Every Patient Counts)’는 핵심 가치 아래 30여 년동안 희귀질환 극복을 위해 지속적으로 연구ㆍ투자를 이어 왔다”며 “1988년 성장호르몬제 ’지노트로핀‘을 시작으로 1997년 혈우병 치료제 ’베네픽스‘와 ’진타‘ 개발에 성공하며 희귀질환 분야 리딩 기업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화이자 규모에 비해 희귀질환 치료제 성과는 화려하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화이자는 신약 연구개발을 위한 지속적인 투자와 어려운 희귀질환 임상시험 등을 추진할 수 있는 규모의 기업이다.
화이자는 단순한 미투(me too) 제품이 아닌 미충족 수요가 높은 분야를 새롭게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고틀러 대표는 “우선 화이자 전문 분야인 혈액학 분야를 살려 겸상적혈구빈혈증 치료제를 개발 중에 있다”며 “단지 질환 진행을 지연하는데 그치지 않고 병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 자체를 교정하는 유전자 치료(Gene Therapy) 분야 연구를 위해 파트너사들과 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이자는 유전자 치료 기술을 가지고 있는 기업과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유전자 치료제 개발에 한창이다. 최근 스파크 테라퓨틱스와 함께 혈우병B 치료 후보물질을 개발하기도 했다.
고틀러 대표는 “화이자는 그동안 축적해 온 글로벌 네트워크, 치료제 개발 경험, 관련 인프라, 특화된 자산 등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 모델을 구축하면서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며 “치료 혜택을 확대하기 위해 환자 단체, 의료진, 규제ㆍ정책 기구, 업계 관계자 등과 여러 차원에서 협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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