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금값 28%하락…4조여원 손실

[베이징=박영서 특파원]중국판 복부인을 일컽는 ‘따마’의 금투기가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격반등을 노리고 ‘묻지마 투자’에 나섰으나 금값이 하락하면서 무려 4조원대의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어로 ‘아줌마’ ‘큰어머니’의 뜻을 지닌 ‘따마’는 전 세계 황금과 부동산, 비트코인 등 투자시장에서 강력한 구매력을 발휘하고 있는 중국의 40~50대 주부를 말한다. 엔저 시절에 해외 고금리 자산에 투자한 일본 가정주부를 지칭한 ’와타나베 부인‘만큼이나 ‘따마’ 역시 막강한 현금 동원력으로 세계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옥스퍼드사전에 신조어 ’Dama‘로 수록된 따마의 영향력은 지난해 금값 급락기에 유감없이 발휘됐다. 지난해 연초부터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 등 월가 전문가들이 금값 대폭락을 경고했지만 따마들은 가격 반등에 따른 차액을 노리고 금을 무더기로 사들였다. 지난해 2분기에만 따마들이 구입한 황금은 385t 이상에 달했다.

지난해 4월부터 불붙은 이같은 따마의 맹목적인 ‘금사랑’에 힘입어 중국은 지난해 인도를 제치고 세계 최대 금 소비국으로 올라섰다.

중국황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금 소비량은 전년 대비 32% 증가한 1176t을 기록했다. 종전 황금소비 1위였던 인도가 13% 늘어난 975t에 그친 것과 비교할 때 급격한 증가세였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금값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국제금값은 연간 기준 28% 하락하며 32년래 최대 낙폭을 보였다. 당시 가격이 바닥 시세가 아니었던 것이다.

중국황금협회는 당시 최고가에 금을 구매했던 따마들이 현 시세에 금을 되판다고 가정할 경우 적어도 260억위안(4조264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볼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내 보석상들도 울상이다. 금을 사기위해 보석상을 찾는 따마들의 발길이 뚝 끊긴 것이다. 중국 데이터 분석업체 윈드(Wind)에 따르면 상장된 25개 보석업체 가운데 2곳이 지난 1분기 순이익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순이익이 하락한 곳은 전체 60%인 15곳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금 가격 하락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고가에 금을 매수했던 따마들의 추가 손실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징의 일간지 신징바오(新京報)는 “지난해 수준으로 금 가격이 오를 가능성은 희박하다”면서 “따마들이 ‘묻지마 투기’의 덫에 걸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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