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롬-페라리 디자이나, 바디프랜드-람보르기니, 유진로봇-마블…‘협업’ 전성시대 단일 제품군 사업 한계 극복하고, 1조원 규모 ‘키덜트’ 시장 공략 포석도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페라리를 닮은 원액기부터 당장이라도 도로에 튀어 나갈 듯한 람보르기니 안마의자, 아이언맨의 축소판 같은 로봇 청소기까지…. ‘슈퍼카’와 ‘슈퍼히어로’의 외관 혹은 정체성을 고스란히 담은 가전제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가전업계에 불어닥친 이른바 ‘슈퍼 디자인’ 열풍이다. 업계는 이를 통해 고객에게는 ‘합리적 명품소비’의 즐거움을 제공하는 동시에, 자사 제품의 지평과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5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휴롬은 최근 이탈리아 출신 유명 자동차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와 협업해 신제품 원액기 ‘휴롬 주지아로 에디션’을 선보였다. 주지아로는 고가 스포츠카 페라리를 디자인한 장본인이다. 휴롬의 신제품에도 역시 스포츠카의 감성을 녹여냈다. 제품 외관에 스포츠카의 실루엣을 접목해 역동성을 자아내는 것은 물론, 토스카나 와인·나폴리 블루 등 자동차에 주로 쓰이는 색상을 적용해 이색적인 느낌을 강조했다.

휴롬이 이탈리아 출신 유명 자동차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와 협업해 내놓은 ‘휴롬 주지아로 에디션’(위 사진). 유진로봇이 디즈니와 협업해 선보인 ‘마블 아이언맨’과 ‘스타워즈 알투디투(R2-D2)’ 로봇 청소기.
휴롬이 이탈리아 출신 유명 자동차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와 협업해 내놓은 ‘휴롬 주지아로 에디션’(위 사진). 유진로봇이 디즈니와 협업해 선보인 ‘마블 아이언맨’과 ‘스타워즈 알투디투(R2-D2)’ 로봇 청소기.

김재원 휴롬 대표는 “주지아로와의 협업을 통해 주방 가전에 대한 고객의 새로운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마의자 시장 점유율 1위인 바디프랜드는 람보르기니와 손을 잡았다. 람보르기니 본사와 정식으로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제품 디자인은 물론 마사지 기능에도 람보르기니만의 감성을 녹인 ‘프리미엄 플래그십’ 안마의자를 내놓는다는 게 회사의 방침이다. 안마의자 작동 시 람보르기니 엔진 구동음을 재생해주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두 회사는 이번 파트너십을 계기로 10년 내 최소 3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업계는 휴롬과 바디프랜드의 행보가 단일 제품군 사업의 단조로움을 극복하고, 프리미엄 시장의 우위를 점하기 위한 포석으로 내다봤다. 실제 휴롬은 원액기 하나로 매출액 2500억여원을, 바디프랜드는 안마의자만으로 매출액 3700억여원을 달성한 ‘강소기업’이다. 기술력은 인정받았지만, 한정된 제품군에 따른 시장한계는 약점으로 꼽힌다. 이 ‘천장’을 슈퍼 디자인을 통한 제품 고급화와 다양화로 뚫고, 새 수요를 견인하겠다는 것이다.

로봇 전문 유진로봇은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키덜트’(kid와 adult의 합성어) 시장 공략에 나선 케이스다. 유진로봇은 최근 디즈니와 협업해 ‘마블 아이언맨’과 ‘스타워즈 알투디투(R2-D2)’의 모습을 구현한 아이클레보 로봇청소기 신제품을 출시했다. 제품에 아이언맨 수트와 골드마스크의 특징을 고스란히 살리고 청소 상황에 따라 다양한 아이언맨의 음성이 재생되도록 했다. 알투디투 모델은 총 15개의 음성으로 사용자와 상호작용을 한다.

휴롬이 이탈리아 출신 유명 자동차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와 협업해 내놓은 ‘휴롬 주지아로 에디션’(위 사진). 유진로봇이 디즈니와 협업해 선보인 ‘마블 아이언맨’과 ‘스타워즈 알투디투(R2-D2)’ 로봇 청소기.
휴롬이 이탈리아 출신 유명 자동차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와 협업해 내놓은 ‘휴롬 주지아로 에디션’(위 사진). 유진로봇이 디즈니와 협업해 선보인 ‘마블 아이언맨’과 ‘스타워즈 알투디투(R2-D2)’ 로봇 청소기.

유진로봇의 이같은 움직임은 2014년 5000억원에서 매년 20%씩 성장, 지난해 1조원대를 넘어선 것으로 추산되는 키덜트 시장과 가전산업의 ‘융합’을 노린 것으로 분석된다. 단순한 완구 또는 장식품이 아니라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가전제품에 ‘수집’의 가치를 부여함으로써 가격에 대한 소비자의 심리적 장벽을 무너뜨린 셈이다. 키덜트족 고유의 ‘마니아 심리’와 ‘실용성’의 접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합리적인 가격에 명품 브랜드 소비와 삶의 편의성 제고 효과를 함께 누리려는 고객이 늘면서 가전업계에 슈퍼 디자인 열풍이 확산하고 있다”며 “업체 입장에서도 브랜드 인지도 제고 효과가 커 향후 비슷한 시도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