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 이수민 기자] “내년 퀴어퍼레이드는 꼭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리길 바랍니다.”
강명진(35) 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장은 18일 “퀴어퍼레이드가 갖는 의미는 무엇보다 사회와의 소통”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조직위는 ‘2015 퀴어문화축제’ 서울시청 광장 개최를 청원하는 서명캠페인을 내년 1월까지 진행한다고 밝혔다. 조직위가 추산한 퀴어문화축제 참가 인원은 지난해 1만여명, 올해 1만5000여명이다. 내년엔 더 많은 인원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돼, 이처럼 많은 인원을 안전하게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은 서울시청 광장뿐이라고 조직위는 주장했다.
서울시와 소통하고자 하는 바람도 서울시청 광장을 고집하는 이유다. 강 위원장은 “프라이드 퍼레이드(Pride Parade) 진행 과정에서 지자체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협조를 구했다.
퀴어문화축제는 성소수자의 권리를 위해 지난 2000년 대학로를 시작으로 홍대 앞, 이태원, 종로 등지에서 매년 개최됐다. 특히 퍼레이드는 성소수자들이 스스로의 자긍심과 권리를 위해 벌이는 행진으로 축제의 하이라이트다. 차별 받는 성소수자들이 어깨를 펴고 당당히 걸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뜻 깊다. 얼마 전 신촌 연세로에서 진행된 제 15회 퀴어 퍼레이드는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졌다.
규모가 커진 만큼 탈도 많았다. 7일 오후 5시 30분께 연세대 방향으로 행진하려던 퀴어 퍼레이드 참가자들은 일부 보수 단체의 반대에 가로막혀 마찰을 빚었다. 결국 4시간가량 대치 끝에 계획했던 진로를 변경해 가며 1시간 정도 행진을 하다 해산했다.
준비 과정에서도 장애물은 많았다. 특히 지자체와의 갈등이 만만치 않았다. 올해 행사의 경우 서대문구청이 행사 허가를 내주었다가 지난달 27일 세월호 추모 분위기를 이유로 돌연 허가를 취소했다. 축제 시작 예정일인 지난 3일을 불과 일주일 앞둔 시점이었다.
또 2012년 말에는 동성애인권 단체가 ‘지금 이곳을 지나는 사람 열 명 중 한 명은 성소수자입니다’라는 문구의 현수막을 달려 하자 마포구청이 게시를 금지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강 위원장은 이러한 상황에 유감을 표하며 “서울시와의 소통은 달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또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한 노력은 소중하지만 타인을 박해할 권리는 없다”고 강조했다.
보수단체의 반발 속에서도 성소수자를 향한 편견ㆍ차별을 이겨내기 위해 조직위는 해마다 행사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강 위원장은 “퀴어 축제가 추구하는 바는 다양성이 존중되는 세상을 꿈꾸는 것”이라며 “성소수자의 삶을 편견 없이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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