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법제연구원 보고서 “인터넷은행 ICT 기업 주도해야”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현행법상 은행이 재벌의 사금고화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이미 마련돼있다며, 인터넷전문은행의 안착을 위해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한국법제연구원(원장 이익현)이 최근 발간한 ‘인터넷전문은행 및 규제에 관한 이해’ 법제이슈브리프에서 서승환 부연구위원은 인터넷전문은행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산업자본이 보유할 수 있는 지분의 한도를 높이되, 일정수준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려면 금융위원회의 인가를 받는 방식으로 은산분리 원칙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 부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은산분리 규제의 가장 핵심적인 논거는 산업자본이 은행을 소유할 경우 자칫 은행이 산업자본의 사금고로 전락할 수 있다는 부분인데 현행 은행법은 이를 방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이미 상당 부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은행법은 지난 1994년 개정을 통해 산업자본이 금융기관의 의결권 있는 지분을 4%까지만 보유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은산분리 정책으로 비금융주력자가 은행의 지배주주가 될 수 없도록 규제하고 있다.
그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은행으로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안정적인 소유구조가 뒷받침돼야 하는데 현행 법제 하에서는 경영의 주축이 되는 ICT 기업이 안정적으로 사업을 이끌고 나가기에는 힘든 구조라고 지적했다. 카카오와 KT는 은행(카카오뱅크, K뱅크) 지분을 각각 8%, 10% 소유하고, 의결권은 4% 이내에서만 행사할 수 있다.
반면 주요 선진국의 경우 은행의 소유규제를 우리와 같이 엄격한 나라는 찾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일본은 전체 의결권 있는 주식의 5% 이상을 소유한 자는 5일 이내에 금융청장에게 보고해야 하고, 영국은 인가 사업자 지분의 10% 이상을 취득하거나, 이후 단계적으로 20%, 33%, 50%이상을 보유하는 경우 이를 감독 당국에 서면으로 보고하는 완화된 형태로 규제가 이뤄진다.
서 부연구위원은 “인터넷전문은행이 우리나라 금융생태계에서 혁신적인 기능을 하려면 ICT 기업이 그 운영을 주도할 수 있어야 한다”며 “소매금융을 중심으로 하는 인터넷전문은행은 일반은행과 구분하여 은산분리 원칙을 단계적으로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인터넷전문은행이 일반은행과 동일한 면허를 취득하게 되면 가장 큰 장점이 새로운 법령을 제정할 필요가 없고, 해외로 진출할 경우 일반은행이 누릴 수 있는 동일한 수준의 신뢰와 편익을 향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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