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비싸 그냥 돌아왔다” 이구동성 봄가뭄으로 참외 등 제철 과일값 폭등 올 무더운 여름 예고 상승세 지속될듯 시민들 “새정부, 물가와의 전쟁 나서야” #1. 주부 성기순(38) 씨는 며칠전 대형마트를 갔다. 유난히 수박을 좋아하는 아이를 위해서였다. 그런데 성 씨는 그냥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 “수박 하나가 2만원 가까이 하는데, 선뜻 손이 안가더라구요. 요즘 보면 모든 게 올라서 아무 생각없이 사기 힘든 것 같아요.”
#2. 주부 민명숙(39) 씨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동네 가게에 들렀는데, 수박과 참외가 예쁘게 진열돼 있었다. 가격을 물어보니 생각과 너무 차이가 났다. “치킨값도 계속 오른다는데, 제철과일도 이토록 비싸니 주머니 사정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게 서민 같아요. 새정부가 물가안정에 본격적으로 나서야 할때가 아닌가 합니다.”
주부들이 물가폭등에 한숨을 쉬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도 장바구니 물가가 더욱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정권이 교체되는 시기를 틈타 유통업계가 가격 인상을 잇따라 단행하면서 역대 정권 초기마다 겪었던 물가 상승세가 이번 정부에서도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달걀, 돼지고기, 닭고기 등 최근들어 오르지 않은 게 없을 정도로 물가폭등은 심각해 보인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등의 ‘도미노’ 가격 인상으로 외식 물가도 치솟고 있어 서민들의 불만 역시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악의 봄가뭄으로 인해 제철 과일과 채소 등 장바구니 물가가 껑충 뛰면서 서민식탁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2만원짜리 수박도 등장, 물가폭등의 현상황을 대변하고 있다.
실제 대형마트에 가면 유심히 과일 앞에서 가격 등을 한동안 주시하다가 뒤돌아서는 이들이 많아졌다.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송숙희(44) 씨는 “수박이 요즘 인기라고 해서 사려고 나왔는데, 너무 비싸서 그냥 간단한 몇개 과일만 샀다”며 “과일값이 좀 내리면 그때 다시 오려고 한다”고 했다. 그는 “ ‘일자리 창출’을 제1과제로 내세운 새정부가 물가 상승에 대한 해결책을 어떻게 내놓을 지 우리같은 서민은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이처럼 과일값이 무섭게 뛴 것은 봄가뭄으로 인해 공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공급 감소 흐름이 바뀌지 않으면, 올여름 제철 과일을 즐기기 더욱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실제 대표적인 여름 제철과일인 수박과 참외 등의 가격은 껑충 뛰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수박 1 개의 도매가는 지난달 31일 기준 1만6000원, 25일 기준 1만8800원을 기록했다. 2만원짜리 수박도 시중에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만4800원였던 것에 비하면 최대 27% 넘게 상승한 것이다.
참외 역시 10㎏를 기준으로 지난달 31일 기준 3만7800원, 25일 기준 4만4400원에 도매가가 결정됐다. 작년 동기에 비하면 39% 가량이 올랐다.
과일 뿐만 아니라 이미 여름철 주요 외식 메뉴로 꼽히는 닭고기, 삼겹살의 가격은 전년 대비 10%대로 크게 올랐다. 이로써 본격적인 여름나기에 들어갈 경우 장바구니 고공물가에 힘든 사람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봄가뭄의 영향은 심각하다. 가뭄에 더해 더위까지 빨리 찾아오면서 여름 제철과일에 대한 수요가 일찍 증가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참외가격동향에 따르면 5월 참외는 4월 일교차가 심해서 착과가 원활하지 않았고, 출하시기도 4월로 앞당겨져 출하량 감소에 영향을 줬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특히 수박의 경우 5년만에 최고시세를 기록했다”며 “또 일찍 찾아온 무더위의 영향으로 수박과 참외가 귀해지는 현상이 뚜렷하다”고 했다.
재배면적의 감소도 한몫했다. 수박의 경우, 지난해 시세가 약세를 보이면서 일부 수박 농가들이 수익성이 좋은 타 작목으로 재배를 전환했다. 이는 올해 수박의 가격 상승까지 이어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무ㆍ배추의 재배면적이 늘어나면서 출하량 자체가 감소했다”고 했다.
문제는 물가 오름세 진정기미가 없다는 것이다. 기상청은 6~7월에도 평년 대비 높은 기온과 적은 강수량을 예상했다. 게다가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하면서 폭염까지 예고돼 있어 제철과일을 비롯한 과일채소류의 가격은 계속 오를 것으로 보인다.
구민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