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은행채 3000억대 발행…삼성전자가 2000억이상 소화 하반기 채권발행 확대 예상속…삼성, 주 매입기관으로 부상
은행들이 삼성전자가 가진 거액 현금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전체 예금에서 한 회사의 예금 비중이 너무 커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뭉치 예금을 받았다가 갑자기 빼내가면 현금 유동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대놓고 거절하지는 않는다. 대신 낮은 이자율을 제시해 스스로 발걸음을 돌리도록 한다.
은행들은 예금으로 들어온 돈의 만기를 고려해 대출하거나 국고채 등에 투자한다.
그런데 너무 큰 예금의 경우 국고채를 매도할 때 시장에 충격을 미쳐 좋은 값에 팔기 어려울 수 있다. 은행으로서는 자칫 손실을 볼 위험이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거액예금을 선듯 받지 못하는 이유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돈 굴릴 곳이 없어진 삼성전자는 은행채를 사들이기 시작했다. 은행에 돈을 빌리는게 아니라 빌려주는 셈이니 주객이 전도됐다.
안전 최우선의 자산운용을 하는 삼성전자는 그 동안 국채나, 사실상 국채와 다름없는 국책은행 채권을 주로 샀다. 최근엔 은행채까지 투자 대상을 넓힌 것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KB국민은행이 발행한 3000억원 규모의 2년만기 채권 가운데 2000억원 이상을 사들였다. 은행권은 반색을 하고 있다.
은행들은 지난 2008~2009년 당시 바젤Ⅱ 기준 아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높이기 위해 5년만기 후순위채를 대거 발행했다. 그게 대부분 올해 만기다. 지난 달 1조9000여억원, 이달에도 2조6000억원 가량이 만기다. 하반기 만기도래 물량도 3조원에 달한다.
은행들은 다시 채권을 발행해 상환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하지만 물량이 많다보니 시장에서 소화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우려가 컸다. 삼성전자 덕분에 시름을 덜게 된 셈이다.
1분기말 삼성전자의 현금자산은 61조4770억원으로 2012년말 37조 4460억원보다 64% 이상 늘었다.
홍길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