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세력 결집…조직력 떨어져 정부군 반격, 미군 개입 임박…반군단체 자중지란 가능성도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턱밑까지 진격해 가던 반군의 기세가 주춤해지고 있다. A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가 이끄는 반군은 16일(현지시간) 이라크 정부군과 이라크 곳곳에서 교전을 벌였다. 하지만 정부 군경 1700여명을 집단 처형한 사진을 공개해 국제사회로부터 비난이 쏟아지는 가운데, 미군의 공습 가능성과 정부군의 반격에 반군의 위세가 꺾이는 양상이다.
특히 이슬람 원리주의 세력과 과거 사담 후세인 정권의 바트당 잔존 세력, 소수 부족 연맹 등 이라크 정부 붕괴를 목표로 여러 세력이 결집한 탓에 소속 집단을 위한 이기주의가 조금씩 고개를 들며 반군의 조직력과 결속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현재 ISIS가 이라크 제 2의 도시 모술을 수중에 넣고 세력을 넓혀가며 기세를 잔뜩 올리고 있지만 미군의 개입과 정부군의 반격으로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ISIS로서는 쉽지 않은 싸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ISIS, 아랍어로는 ‘다이시’(Daish)란 약어로 알려진 이들 조직은 ‘이라크 이슬람군’(Islamic Army of Iraq)과 함께 정부군에 대항해 싸우고 있다.
‘안사르 순나’(Ansar Sunnah)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는 이라크 이슬람군은 이라크에서 활동 중인 수니파 계열의 이슬람 근본주의 무장단체다. 지난 2월 알카에다로부터 방출된 ISIS와 달리, 알카에다 연계단체로서 관계를 유지 중이다. 또 ISIS는 이라크 내 수니파 주요 정치세력인 ‘이라크 이슬람당’뿐 아니라, 과거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이 이끌었던 ‘바트당’ 잔당 세력과도 연계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세인 추종세력인 바트당은 반미ㆍ반시아파 성향의 수니파 정당이다.
심지어 ISIS는 친미 수니파 준군사조직인 ‘어웨이크닝’(Awakening) 지지자들과도 함께 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이라크의 아들들’로도 불리는 어웨이크닝은 2005년 안바르 주 수니파 부족들이 미군의 지원을 받아 조직됐으며, 2000년대 말 알카에다 축출 운동을 전개했다. 시아파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가 집권한 뒤 탄압을 받아 반정부 성향으로 돌아섰다.
분열 기미는 일찌감치 나타난 상태다. 미군의 이라크 주둔에 대항하는 투쟁과 최근 이라크 정부에 대한 투쟁을 지지해 온 무슬림학회(Muslim Scholars Association)는 ISIS의 선동 요청을 거절한 바 있다고 12일 성명을 통해 밝혔다. 레바논에 거점을 둔 무슬림학회는 기본적으로 반시아파ㆍ반이란 성향으로, 일부 조직원들이 알카에다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라크 내 반군 잔당세력과 일부 부족세력들이 규합해 만든 ‘이라크혁명 군사회의’와도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라크혁명 군사회의는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탈아파르를 점령한 반군 주축세력이 자신들이라고 주장한 단체다.
미국 싱크탱크인 센추리재단의 마이클 W 한나 중동전문가는 “다이시와 바트당원들은 서로 융합될 수 없다”며 “반정부군 사이에서 싸움이 곧 벌어질 것도 예상해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 이라크 주재 미군 고문을 지낸 오스틴 롱 컬럼비아대 교수는 FT에 “누리 알 말리키(이라크 대통령)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것 보다 ISIS와의 협력이 더 나은 거래라고 생각하는 일부 세력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 세력이 모두 하드코어하고 국제적인 지하디스트(성전주의자) 들은 아니다. 핍박받은 지역 수니파 집단도 있다”고 전했다.
ISIS는 시리아에서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에 대항하는 기타 무장 단체들과 연합해 저항세력을 결집시키고, 결과적으로는 시리아에서 쿠르드족과 충돌하기도 했다.
문영규 기자/
test10014@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