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한국 축구 덕에 유통업계가 웃었다. 2014 브라질월드컵 한국팀의 H조 1차전 경기가 열린 지난 18일, 일찍이 월드컵 맞춤형 마케팅을 준비해 온 유통업계의 매출이 ‘월드컵 특수’의 재미를 톡톡히 본 것. 월드컵을 앞두고 ‘올빼미족’, ‘종달새족’을 정면 겨냥해 생방송 시간을 앞당기거나 남성 상품을 편성하는 등 만발의 채비를 해 온 홈쇼핑의 매출은 경기가 진행된 오전 7~9시 사이 경기 전후와 하프타임 때 폭발적으로 올랐다. 편의점업계는 거리응원전이 열린 광화문과 영동대로 거리 주변 점포들을 중심으로 평균 매출이 최대 15배 올랐고, 이외에도 무알콜 맥주, 아침대용식 등을 중심으로 주류와 안주류의 매출이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전후와 하프타임, ‘재핑타임’ 잡았다=홈쇼핑업계는 경기 전후와 하프타임에 채널을 돌리는 ‘재핑타임’의 재미를 쏠쏠히 봤다. 부쩍 늘어난 TV시청률 덕에 경기 중에도 주문금액이 평소보다 높았다. 현대홈쇼핑은 18일 축구 경기가 진행된 오전 7시~9시까지 매출이 평상시보다 42% 높은 4억 1000만원을 기록했다. 축구 경기 시청자 중 남성 비율이 높을 것을 남성 상품과 간편 식품을 주로 편성한 것이 영향을 미쳐다는 분석이다.

실제 평상시 오전 시간대 구매층이 여성인 것에 비해 이날 상품 주문을 한 남성고객은 평소대비 3.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경기 시작 전인 오전 6시 15분부터 방송한 ‘저스켈 모달 티셔츠’는 3억 7000만원의 판매를 기록하며 평소 매출(2억 8000만원)을 훌쩍 넘었고, 특히 전반전이 끝난 7시 50분 전후에는 주문고객이 전날 동시간대 대비 4배까지 치솟았다.

GS샵은 경기가 진행된 2시간 동안 1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지난주 수요일 같은 시간대보다 15% 늘었다.

CJ오쇼핑 역시 이날 오전 6시부터 10시 20분까지 접수된 주문금액이 전주 대비 30% 증가했다. 1시간당 주문 금액도 동시간 대 평균 금액(4억 2000만원)보다 많은 5억 4000억원을 나타냈다. 경기직전에 편성된 여성 언더웨어 ‘아키 노와이어’는 전주 같은 시간 대비 주문금액이 55% 증가했다. CJ오쇼핑 황준호 사업부장은 “경기가 이른 출근 시간대에 열렸음에도 불구하고 전주 대비 높은 매출을 기록해 월드컵에 대한 시청자들의 뜨거운 열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특히 평소에 비해 남성 고객들의 시청률이 높을 것으로 판단해 아웃도어 레포츠 상품을 배치한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과 밝혔다.

▶ 아침 경기를 준비하는 자세, 무알코올 맥주-아침대용식 매출 껑충=축구 경기와 출근 시간이 겹치면서 알콜이 없으면서 맥주의 맛을 즐길 수 있는 ‘무알코올 맥주’가 때아닌 특수를 누렸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18일 자정부터 오전 9시까지 무알코올 맥주의 매출이 전년 대비 249.2%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온라인쇼핑몰에서는 일찍이 평일 축구를 즐기기 위한 준비에 나선 이들의 ‘무알코올 맥주’ 구매가 급증, 지난 6월 10일~16일 일주일 간 11번가 내 무알코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2% 증가했다.

또한 거리 응원이 펼쳐진 광화문, 영동대교 인근의 편의점 매출도 껑충 뛰었다. 편의점 CU의 경우 17일 22시에서 18일 11시 기준 전주 대비 광화문 인근 다섯 개 점포의 매출이 전주 대비 12.4배가 올랐고, 광화문, 영동대로 주변 GS25 9개 점포의 전체 매출은 적게는 9배에서 15배까지 급증했다.

경기 관람을 위해 일찍이 집을 나선 출근족들이 늘어나면서 맥주와 안주류, 아침대용식 등의 판매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세븐일레븐의 경우 전체 캔맥주 매출이 자정~오전9시까지 102.3% 증가했고, 오징어, 견과 같은 안주 매출도 121.9% 늘었다. 스낵과자 186.3%, 조각 치킨 166.7% 등 간식거리 매출도 크게 증가했다.

또한 시청점, 강남 청담점 매장 등 오피스 밀집 지역에 위치한 맥도날드 매장에서는 이날 오전 6시~8시 사이 배달 주문이 약 5배 가량 증가했다. 회사에서 월드컵 관전을 함께 하는 직장인들이 대량 주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는 것이 맥도날드 측의 설명이다. 맥도날드 측은 “출근 시간에 맞춰 진행한 프리 커피 데이 행사(매장당 선착순 300명)는 일찌감치 선착순 종료됐다”며 “대규모 응원전이 열린 영동대로 근처에 위치한 맥도날드 삼성역점의 경우 배달 등으로 아침시간 대 매출 2배 이상 증가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