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정규(수원) 기자]수도권 주민 2명 중 1명은 폭염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개발연구원 고재경 연구위원은 ‘뜨거워지는 여름, 시원한 도시 만들기’라는 연구보고서를 통해 18일 이같이 밝혔다.

고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인구 90.2%는 주변 지역보다 온도가 2~5℃ 높은 도시에 거주하고 있어 지구 온난화와 도시 열섬 현상이 가속화될수록 폭염 피해에 더 빈번하게 노출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 5월 29~30일 수도권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폭염 영향에 대한 모바일 설문조사(신뢰도 95%, 오차범위 ±3.1%P)를 분석한 결과다.

폭염이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답변으로는 ‘매우 많은 영향’(53.9%), ‘어느 정도 영향’(42.0%)으로 나타나 거의 모든 시민(95.9%)이 폭염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폭염이 삶에 미치는 가장 심각한 영향(복수응답)으로는 ‘수면장애·스트레스 증가’(57.1%), ‘일의 능률 및 집중력 저하’(54.0%), ‘냉방을 위한 전기요금 부담’(42.6%), ‘두통, 탈진 등 고온관련 증상’(26.2%) 순이었다.

성별로는 여성이 ‘수면장애·스트레스 증가’(54.9%)를, 남성은 ‘일의 능률 및 집중력 저하’(60.8%)를 우선으로 꼽았다.

폭염으로 인해 다른 사람과 다툼이나 마찰, 갈등을 경험한 비율은 54.0%이며, 20대가 59.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폭염의 영향을 가장 많이 느끼는 장소로는 ‘야외활동 및 작업’(47.5%), ‘집안’(20.7%), ‘출퇴근·쇼핑을 위한 이동’(19.0%), ‘사무실·직장’(12.8%) 순이다. ‘야외활동 및 작업’ 다음으로 남성은 ‘출퇴근·쇼핑을 위한 이동’(17.4%), 여성은 ‘집안’(26.5%)으로 차이를 보였다.

대다수 시민은 도로변 인도, 야외 주차장, 버스정류장 등 교통시설을 이용할 때 폭염을 가장 크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로변 인도를 걸을 때는 10명 중 8명이, 야외주차장 주정차 시에는 10명 중 7명이 폭염을 견디기 힘들다고 응답했다.

10명 중 6명은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릴 때 폭염을 견디기 힘들어하는 반면 지하철역이나 승강장(10명 중 3명), 버스나 지하철 내부(10명 중 2명)에서는 폭염을 덜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상가나 재래시장은 폭염을 견디기 힘들다는 응답이 53.2%인 반면 지하도로·지하상가(20.0%), 관공서 및 공공시설(18.2%)은 견딜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원을 산책할 때 폭염을 견디기 힘들다는 응답이 45.4%로 비교적 높게 나타난 반면 하천변은 36.3%로 상대적으로 낮다.

한편 시민 10명 중 8명은 전기요금 부담(54.4%)으로 작년 여름 냉방기 사용을 자제한 경험이 있으며, 여름철 건물 실내 적정온도는 24℃(75.7%)로 답해 정부 권장 온도인 26℃와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고재경 연구위원은 “폭염 대책은 일시적 재난 대응이 아니라 도시계획과 건물 설계를 통해 도시 거주자와 취약 계층의 열적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도시, 근린주구, 건축물 등 계획 수준별로 시원한 도시 조성을 위한 그린 인프라 디자인 기준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폭염에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 버스정류장, 도로, 야외 주차장을 대상으로 쿨 스트리트 사업을 시행하고, 건물 유형별 쿨 루프 시범사업, 전통시장 현대화 사업에 폭염 영향을 고려하는 것도 방안으로 제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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