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경제부총리 후보자의 ‘경제리더십’

박정부 1기도 손못댄 부동산 “한겨울에 한여름 옷 입은 격”…“LTV·DTI 규제완화 가능성 “거시경제 성장·국민행복 엇박자”…“환율정책도 기업 아닌 가계 관점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한국 경제의 ‘뜨거운 감자’를 건드렸다. 난마처럼 얽혀 있어 누군가 힘있는 자가 나서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풀기 어려운 ‘부동산과 환율 정책’이다.

이들 두가지에는 ‘수출과 내수의 절름발이 성장’이라는 한국 경제의 구조적 모순이 집약돼 있다. 박근혜정부 국정기조인 경제 부흥과 국민 행복도 부동산과 환율정책의 근본 변화 없이는 헛구호일 뿐이라는 게 최 후보자의 판단인 듯 보인다.

최 후보자는 지난 주말 기자들과 만나 ‘성장의 과실’을 얘기했다. 그는 “아무리 성장해본들 국가만 좋지 국민이 만족하지 못하면 소용없다. 성장이 국민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하자는 게 이번 정부의 국정 철학이고, 기조”라고 했다.

성장의 고른 배분은 내수의 활력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 한국 경제의 최대 문제는 ‘내수가 죽었다’는 것이다.

최 후보자는 우선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손질할 뜻을 내비쳤다. 그는 “한여름(부동산 과열) 옷을 한겨울(부동산 침체)에 입고 있으니 감기에 걸려서 안 죽겠나”며 LTV와 DTI 규제의 현실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내수, 특히 소비침체의 주범은 부동산이다. 우리나라 중산층 자산의 80%는 부동산에 묶여 있다. 거래가 안돼 현금화할 돈이 없으니 내수가 살아날 리 만무하다. 부동산 거래 활성화 없인 내수 회복도 없다는 게 최 후보자의 기본 생각인 듯 보인다.

하지만 LTV와 DTI는 ‘판도라의 상자’와 같다. 박근혜정부 1기 경제팀이 이 부분을 손 대지 못한 것은 LTV와 DTI 규제가 한국경제의 뇌관인 가계부채와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거래를 활성화한다고 확 풀었다간 담당할 수 없는 역풍에 직면할 수 있다. 소비를 진작한다고 카드사용을 장려했다가 ‘카드사태’를 맞아 휘청거렸던 과거의 예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환율정책도 내수와 직결된 문제다. 최 후보자는 “(수출중심의 환율 방어정책이) 거시경제 성장과 국민 행복이 따로 노는 사례”라며 “대기업이 환율 효과로 수출을 많이 한들 국민 삶에 영향을 못 미치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최근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강세 압력은 ‘과도한 경상수지 흑자’ 때문이다. 이대로 가면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지난해와 비슷한 8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수출과 수입의 불균형에서 비롯된 현상이다.

내수침체로 수입규모가 줄어들다 보니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갈수록 커지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6%에 이른다. 보통 국내총생산(GDP)의 3~4%를 적정 수준으로 본다.

최 후보자는 “자기 나라 화폐 가치가 올라가면 그만큼 소득이 올라가서 구매력이 같이 커짐을 의미한다”며 “수출이 잘 되는 것은 좋지만 그 효과가 국민 삶의 질로 나타났을 때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환율정책도 기업이 아닌 가계의 관점에서 보겠다는 뜻이다.

“친박계 핵심인 최경환 의원이 경제부총리가 되면 성장에 더 큰 방점이 찍힐 것”이라는 관료들의 예상은 빗나갔다. 정치권에선 그동안 만사경통’(모든 일은 최경환으로 통한다)이란 얘기가 흘러나왔다. 한국 경제의 핵심 의제를 건드린 최 후보자의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신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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