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정부 심사 느슨하고 성장세 가팔라”…뽀로로ㆍ테테루 등 ‘탄력’ 정치적 요인에 흔들리는 ‘제조업 수출’ 틈새시장으로 산업계 주목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중국 정부의 ‘사드보복’ 여파로 우리 수출산업이 급격히 위축된 가운데, 일부 캐릭터 및 콘텐츠 중소기업이 오히려 현지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어 업계의 시선이 쏠린다. 캐릭터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해 테마파크를 설립하거나 현지 외식 프랜차이즈와 공동으로 특화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등 그 형태도 다양하다. “캐릭터 및 콘텐츠 라이선싱(Licensing) 시장은 중국 정부의 심사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데다, 성장성도 높아 공략할 가치가 있다”는 것이 무역 전문가와 진출 업체 관계자의 공통된 설명이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뽀로로’의 IP를 보유한 아이코닉스는 최근 중국 내 테마파크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달 기준 아이코닉스가 보유한 현지 뽀로로파크의 숫자만 9개에 달한다. 2014년 5월 베이징 진출 이후 약 2년 만에 거둔 성과다. 아이코닉스는 충칭, 다롄, 간쑤, 선양, 칭다오, 웨이하이, 광저우, 항저우 등지에서 현지 테마파크 매출의 10%를 로열티 수익으로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아이코닉스의 지난해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554억원, 41억원으로 전년(429억원, 28억원)보다 29%, 46%씩 급성장했다.
토종 테디베어 브랜드 ‘테테루’는 국내에서 유행 중인 ‘키즈카페’를 차용한 문화시설로 현지 진출의 신호탄을 쐈다. 테테루는 중국 치치하얼 백화국제쇼핑센터에 ‘테테루 실내 키즈 테마파크’를 설립해 호평을 받고 있다. 캐릭터와 디지털 기술을 융합해 교육ㆍ체험 중심의 공간을 조성한 결과다.
무역 전문가들은 캐릭터 중소기업의 중국 진출 행보가 사드보복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이유로 ▷현지 정부 심의의 느슨함 ▷급격한 시장 성장으로 인한 공급 부족 등을 꼽았다. 코트라 한 관계자는 “(캐릭터 및 콘텐츠 라이선싱 시장은) 중국 정부의 심사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며 “특히 테마파크는 주요 소비자가 정치성향에서 자유로운 영유아이기에 우리 기업의 진출 기회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현지 최다 캐릭터 IP 보유사인 ‘알파애니메이션’은 우리 캐릭터 업계와의 라이선싱 사업 지속 의지가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현지 캐릭터 및 콘텐츠 시장의 빗장이 열림에 따라 과거와는 전혀 다른 방식의 ‘신(新) 협력 모델’도 등장했다. 웹툰 플랫폼 ‘코미카’를 운영 중인 파노라마엔터테인먼트가 최근 중국 산둥요리 전문 프랜차이즈 ‘명가’와 맺은 공동사업 계약이 대표적인 예다. 파노라마엔터테인먼트는 산둥요리 경력 28년인 명가 창업자의 이야기를 웹툰으로 그려내 식당과 메뉴를 알리는 한편, ‘중국판 식객촌’ 신화를 만들어낸다는 방침이다. 앞서 국내에서는 허영만 화백의 음식 만화 ‘식객’이 인기를 끌면서 관련 식당가 ‘식객촌’이 탄생한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에서는 오는 2020년까지 캐릭터ㆍ테마파크 산업에 총 238억달러 규모의 투자가 이뤄지면서 관련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할 전망”이라며 “정치적 요인에 크게 좌우되는 제조업 중심 수출구조에서 탈피해 캐릭터, 콘텐츠 등 문화산업으로 시선을 돌려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