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집ㆍ에세이 도서 판매량 증가 - 읽으며 쉬는 ‘텍스트 힐링’ - 어린이들 사이에선 시리즈물이 인기
[헤럴드경제=구민정 기자] #. 직장인 박동민(29) 씨는 요즘 서점을 들려 시/에세이 코너에 가장 오래 머문다. 학창시절 대하소설 마니아였던 박 씨는 취직 이후 독서 취향이 많이 바뀌었다. 원하면 언제든지 책을 읽을 수 있었던 예전과 달리 요즘은 독서시간이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시간이 없어 시리즈물에는 손도 못 대던 박 씨는 결국 시집을 선택했다. 박 씨는 “예전엔 시가 재미없다고 생각했는데 요즘 주말에 카페서 한 편 한 편 읽으면 정말 좋다”며 “주위사람들에게도 종종 선물하고 시를 즐기는 문화가 더 확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도서 시장에서 소설 분야의 아성을 시와 에세이가 위협하고 있다. 인터파크도서에 따르면 최근 한달 ‘시/에세이’ 판매량이 전월 동기 대비 25% 증가했다. SNS나 메신저 등 단문으로 소통하는 게 일상화되면서 분량이 긴 소설보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시나 에세이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선호받고 있는 것이다. 한 도서업계 관계자는 “날씨가 풀리면서 도서 업계에선 시ㆍ에세이 부문이 특히 각광받고 있다”며 “현대인들이 바쁜 시간을 쪼개 독서문화를 즐기면서 장문의 글보다 짧고 간결한 글을 찾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시와 에세이를 통해 ‘텍스트 힐링’을 하려는 시도도 늘어나고 있다.
기존엔 많은 사람들이 이미지로 대표되는 TV프로그램이나 영화로 여가 생활을 즐기며 스트레스를 푸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영상자료와 관련 이슈들이 과잉생산되면서 오히려 자신만의 시간을 갖기 못하는 경우가 생겨났다. 직장인 심모(27) 씨는 “종편과 케이블 채널에서 하는 프로그램들이 너무 많아 그것들을 다 보려면 시간과 에너지가 너무 많이 소요된다”며 “책을 읽을 때 비로소 내 생각과 호흡에 집중할 수 있고 정신이 맑아지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실제로 인터파크도서에서 조사한 지난 5월 첫째 주 ‘시/에세이’ 부문 베스트셀러는 1위 ‘언어의 온도’, 2위 ‘어쩌면 내가 가장 듣고 싶었던 말’, 3위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4위 ‘숨결이 바람 될 때 - 리커버 특별판’, 5위 ‘너라는 위로’ 순이었다. 대부분 위로와 격려의 내용을 담은 책이다.
한편 어린이 도서 시장에선 짧은 글보다 시리즈물이 강세를 보였다. 지난 4월 인터파크도서를 통해 판매된 유아/아동 도서는 전월 동기 대비 판매량이 11% 증가했다. 가정의 달을 맞아 어린이날 선물로 책을 고른 부모가 견인한 결과로 분석된다. 유아/아동 도서 베스트셀러를 보면 1위 ‘고 녀석 맛있겠다 1~10권 세트’, 4위 ‘너도 보이니 1~9권 한정판 세트’ 등 선물용 세트제품이 두드러지는 상태다. 인터파크도서 관계자는 “어린이 도서 같은 경우 단권보다 세트가 더 인기”라며 “교육적인 내용이 많고, 책을 즐겨 읽는 습관을 들이기 좋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