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우병 치료제 시장, 녹십자가 대부분 차지 -혈우재단과 돈독한 녹십자의 제품 선호 높아 -화이자 ‘진타’ 출시 3년 만에 첫 처방 시작 -JW중외, 주1회 투여 ‘에미시주맙’ 국내판권 확보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독주 체제로 흘러가던 혈우병 치료제 시장에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혈액제제 분야에 강점을 가진 녹십자가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하는 상황에서 잇따라 경쟁 제품들이 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혈우병은 X염색체에 있는 유전자의 선천성 또는 유전성 돌연변이로 인해 혈액 내 응고인자가 부족해 발생하는 출혈성 질환이다. 즉 상처가 났을 때 피가 멈추지 않아 출혈이 계속되는 병으로 남자에게만 발생한다.

현재 혈우병 환자는 혈장 내 제8응고인자가 부족한 혈우병A 환자가 80%를 차지하고 나머지 20%는 혈우병B 환자다. 이에 치료제 시장 역시 혈우병A 치료제가 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혈우병 치료제 시장은 약 900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국내 혈우병A 환자는 약 1600명으로 집계되는데 이들은 거의 매주 주사를 맞아야 하며 이로 인해 발생하는 연 의료비는 약 1억원 정도로 파악된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 가능한 혈우병A 치료제로는 녹십자의 ‘그린진에프’, 박스터의 ‘애드베이트’, 바이엘의 ‘코지네이트’, 화이자의 ‘진타솔로퓨즈’ 등이 있다.

이 중 시장은 애드베이트와 그린진에프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IMS헬스데이터의 2015년 혈우병 치료제 매출 현황에 따르면 애드베이트가 271억원, 그린진에프가 53억원을 기록했다. 코지네이트와 진타솔로퓨즈의 매출액은 30억원에 머문다. 혈우병A 치료제 시장의 상당 부분을 두 제품이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애드베이트는 녹십자와 박스터가 공동판매를 하고 있는 제품이어서 실질적으로는 녹십자 제품으로 분류된다.

이는 국내 혈우병 환자 단체인 한국혈우재단(코헴)과 관련이 있다. 혈우재단은 지난 1991년 고 허영섭 녹십자 회장이 혈우병 환자들에게 치료제를 공급하기 위해 설립한 단체다. 녹십자는 매년 재단에 20억원 가량을 후원하는데 이에 혈우재단에서 관리하는 의원에서는 녹십자에서 공급하는 제품이 주로 처방되고 있다.

때문에 일부 환자 중에는 녹십자 제품 외에 다른 제품을 사용할 수 없는 것에 불만을 나타내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치료제 시장에 경쟁자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 2014년 식약처 허가를 받은 진타솔로퓨즈는 2016년부터 보험이 적용되며 첫 처방이 이뤄진 뒤 치료제 시장 4위로 올라섰다.

여기에 JW중외제약도 가세한다. JW중외제약은 로슈그룹 산하 쥬가이제약으로부터 혈우병A 치료제인 ‘에미시주맙’의 국내 판매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11일 밝혔다. 에미시주맙은 기존 정맥주사와 달리 피하주사 형태이며 주 1회만 맞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지금까지 출시된 주 2~3회 정맥으로 맞아야 하는 치료제들의 불편함을 개선한 것이 에미시주맙”이라며 “환자의 편의성을 대폭 개선했기 때문에 혈우병 치료제 시장의 후발 주자이지만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혈우병 치료제 시장에 새로운 제품들이 가세하면서 녹십자가 이끌던 치료제 시장에 어떤 변화가 올 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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