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지혜 기자]지난 6월 결혼식을 올린 A(30ㆍ여) 씨. 복잡한 결혼준비 때문에 여행을 준비할 시간이 없어 여행사에 패키지 여행을 예약했다 낭패를 봤다. 라텍스 등 필요치 않은 쇼핑관광이 지나치게 많다고 생각해 “일부 쇼핑코스에 참가하지 않고 두 사람이 개인 시간을 보내겠다”고 말하자, 여행사 소속 가이드가 300달러의 벌금을 요구했기 때문. 최초 여행을 계약할 때만 해도 ‘노팁’이라고 약속했기 때문에 황당해하며 항의하자, 가이드는 “쇼핑센터에 약속된 숫자만큼 손님들을 데려가지 않으면 우리도 남는 게 없다”며 어쩔 수 없다고 했다.
4월~6월 결혼 시즌이 끝나가면서 결혼을 준비하는 예비부부들과 결혼 준비업체 간 갈등도 심화되고 있다. 결혼업체들이 결혼 준비를 위해 예비부부가 세부사항을 일일이 따져볼 수 없다는 점을 악용, 항목마다 추가 비용을 넣어 등 횡포를 부리는 것. 예비부부가 항의할 때만 은근슬쩍 가격을 낮춰주는 등 행복해야할 결혼식 문화가 상혼에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A 씨와 같이 신혼여행과 관련한 피해는 매년 증가해 최근 3년간 총 274건이 접수됐다. 지난 2011년 89건이었던 신혼여행 관련 피해는 2012년 90건, 2013년 95건으로 증가세다. 또 특약에 의한 과다한 위약금 요구도 134건으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으며, 질병이나 신체이상, 친족의 사망 등 불가피한 이유로 취소를 원할 때에도 환급거부나 과다한 위약금을 요구한 사례가 21.6%에 이르렀다.
신혼여행 뿐 아니라 예식장 이용 관련 피해도 많다. 한국소비자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예식장 이용관련 소비자 피해 총 178건 중 계약해지를 거절한 사례는 148건이다. 또 계약금 반환을 거부한 경우도 99건으로 약 55.6%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보다 위약금을 과다 청구한 사례는 27.5%(49건) 발생했으며 서비스 불만족과 식대 과다청구 등도 각각 6.2%, 5.1%를 차지했다.
실제 결혼 관련 정보를 얻기 위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결혼시즌만 되면 이와 같은 피해를 입은 예비 신혼부부들의 하소연이 줄을 잇는다. 네이버의 결혼정보관련 카페에서 한 예비신부는 웨딩사진을 촬영한 후 사진을 고르는 데 사진 촬영업체가 “추가 비용을 내야만 사진을 보여준다”고 말해 낭패를 겪었다. 이 예비신부는 “사진을 고르기 위해서 돈을 추가로 내고, 사진을 찍은 후에는 결혼식장에 전시할 액자를 팔려고 했다”며 “처음부터 추가비용 낸다는 사실을 말했으면 사진 찍기 전에 다른 업체로 옮겼을 것”이라며 씁쓸해했다.
하지만 이처럼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들을 상대로 한 횡포에 대한 제재는 쉽지 않다. 피해금액이 크지 않은 데다, 이미 허위 과장광고와 끼워팔기 등이 결혼 준비 과정에서 필수코스라 할 만큼 만연해 있기 때문이다.
박현주 한국소비자원 경기지원 피해구제팀 팀장은 “계약서에 기재된 환급관련 조항을 꼼꼼히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박 팀장은 “계약서에서 제공되는 서비스나 제공방법을 숙지한 후 방생할 수 있는 다툼에 대비해야 한다”며 “소비자와 서비스제공 간 다툼이 발생한 후 이것을 나중에 조정하기는 굉장히 어렵고, 힘든 과정이기 때문에 ‘무조건 환급이 안 된다’와 같이 소비자에게 현저히 불리한 조건이 계약서에 포함됐다면 일단 피하는 등 예방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