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품 수집가, 아트 컬렉터란 무엇일까.

“‘열정적인 아트의 지지자이며 아트를 변호해 주는 사람’이라고 정의하고 싶습니다. 컬렉터는 아트를 지지해야 하는 의무를 가진 자인 동시에 아트가 갖고 있는 최고의 장점을 세상에 잘 이야기해 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즉 아트를 통해서 이야기해 줄 수 있는 사람, 그래서 좋은 컬렉터는 좋은 스토리텔링을 보여주는 사람이라 생각합니다.”

미국에서 활동 중인 이란계 미국 여성으로 뉴욕 상류사회에서 아트ㆍ디자인 컨설턴트로 유명한 로야 카다비 히다리의 말이다. 그는 미국에서도 손꼽히는 글로벌 여성리더이자 현대 예술 작품의 컬렉터이기도 하다.

시대와 조우한 작가의 세계가 작품으로 구현되고, 그것이 누군가에 의해 소유되며, 다시 또 다른 컬렉터의 손에 들어온다. 소장자들의 추억과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이 작품에 깃든다. 예술 작품을 수집한다는 것은 곧 겹을 쌓아올리는 이야기를 듣고 느끼며 공유하는 일이리라.

뉴욕의 내로라하는 미술 애호가이자 예술품 수집가들을 만나 그들의 내밀한 취향과 개인사, 라이프스타일, 그리고 컬렉션에 대한 생각을 옮긴 한국인 아트 컨설턴트의 저서가 출간됐다. 15년 이상 뉴욕 미술 시장에서 활동 중인 강희경씨가 쓴 ‘더 컬렉터스’다. 뚜렷한 자기 취향과 컬렉터로서의 철학을 가진 10명의 이야기가 담겼다. 역시 뉴욕에서 활동 중인 사진작가 강재석과 함께 그들 각각의 집 안으로 들어가 찍은 사진은 지면으로 보는 기획 전시이다. 수집 작품들이 채운 그들의 거실과 서재 등 개인의 공간을 그대로 책으로 옮겨왔다.

중앙아시아, 서남아시아의 러그와 아프리카 예술품에 심취한 보 조셉, 사진ㆍ그림과 함께 리미티드 에디션(한정판) 작품을 모으는 시저 야쿠나, 대부분의 컬렉션을 이베이 구입품으로 구성한 리 마, 남편과 두 자녀가 모두 콜렉터로 각자의 취향대로 모은 작품으로 집안을 채운 마우라 케호 콜린스 등 다양한 컬렉터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들의 취향과 개인사 뿐 아니라 컬렉션의 세계와 미술 시장의 풍경, 뉴욕 상류 사회의 일면을 엿볼 수 있다.

저자 강희경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고등학교를 마치고 로드 아일랜드 대학에서 텍스타일 디자인을 공부한 후 뉴욕대 대학원에서예술경영을 전공했다. 지난 1999년 뉴욕에서 아트 컨설팅 회사인 패러다임 아트 컴퍼니를 설립했다.

이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