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연휴탓에 영세 자영업자는 되레 한숨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 동대문구 인근에서 닭갈비집을 운영하고 있는 최모(56) 씨는 연휴 때문에 울상이다. 인근 학교와 회사가 ‘올스톱’되면서 지난 1일과 2일 손님이 절반 이상 뚝 끊겨버렸기 때문이다. 문을 닫자니 5월분 임대료가 아쉽고, 문을 열자니 가게에서 일하는 종업원들의 인건비를 주고나면 손에 쥐는 돈이 얼마 되지 않는다. 최 씨는 남은 8일 가게문을 열지 말지 고심하고 있다.

길면 11일, 적어도 8일을 쉬는 5월 초순 ‘황금연휴’에 도심과 오피스 밀집지역의 상인들은 되레 울상을 짓고 있다. 휴일 효과로 일부 대형 백화점이나, 관광지 인근 지방상권은 휴일 효과를 톡톡히 누릴지 모르지만, 다수의 도심지역은 여기서 소외되기 때문이다.

‘황금연휴’에 한산해 보이는 서울시내 회사 밀집지역 근처의 한 식당가.
‘황금연휴’에 한산해 보이는 서울시내 회사 밀집지역 근처의 한 식당가.

연휴가 이어지면 여행인파가 늘고 소비도 많아지면서 자연스레 내수진작으로 이어진다. 지난해 5월 연휴 당시에도 정부가 5월6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고 나흘간의 연휴를 만들자 소비가 크게 진작됐다.

당시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임시공휴일이 없이 징검다리 연휴였던 2015년 5월 2~5일과 비교해 각각 16%, 4.8% 매출액이 신장했다.

하지만 사람이 떠나간 도심 지역 인근 상권 영세 상인들에겐 모두 남의 일이다. 구로디지털단지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신모(34) 씨도 마찬가지다. 그는 황금연휴에도 해외여행대신 영업을 선택했지만 매출이 생각만큼 나오지 않아 “괜히 나왔다는 억울한 심정이 든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남은 휴일기간에도 장사를 할 생각이지만, 사람이 얼마나 올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대방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윤모(56) 씨도 “고시생과 직장인 모두 식당을 찾지 않아 장사가 전혀 되지 않는다”면서 “임대료가 무서워 가게를 열었지만 크게 손해를 볼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긴 연휴가 조성되며 황금연휴 기간 해외로 떠나는 내국인은 100만명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주요 여행업체의 해외 패키지는 지난 3월 진작에 예약이 마감됐다. 3월까지만 6만명의 황금연휴 여행상품 예약자를 받은 하나투어는 5월 최종 예약자 수가 지난해 5월과 비교했을 때 3배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연휴(5월 4~9일) 45만1000명의 내국인이 인천공항을 통해 해외로 나갔는데 올해는 그 이상되는 인파가 연휴기간을 이용해 해외여행을 떠난 것으로 분석된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서울을 빠져나간 셈이다. 황금연휴로 피해를 보는 영세 자영업자들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지만, 확실한 대안은 오리무중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황금연휴로 내수 진작 효과가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있지만 긴 연휴 탓에 되레 자영업자들은 피해를 본다”며 “이들의 상황 개선을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