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65) 전 대통령의 재판에서 검찰과 박 전 대통령 측은 법정형이 가장 높은 뇌물수수 혐의를 두고 치열하게 대립할 것으로 예상된다. 법조계에서는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61) 씨의 공모관계를 밝혀내는 것이 뇌물죄 입증의 관건이 될 것이라 내다본다.

박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혐의는 통상의 뇌물 사건과는 구조가 다르다. 뇌물죄는 공무원이 직무와 관련해 금품 등을 받거나 약속했을 때 성립한다. 그러나 최 씨의 국정농단 사건에서 돈을 받은 건 박 전 대통령이 아니라 미르ㆍK스포츠재단과 최 씨 소유 법인 코어스포츠다. 돈을 받은 최 씨와 재단, 박 전 대통령 간의 연결 고리가 뚜렷할 때 비로소 박 전 대통령에게 뇌물수수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검찰과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박 전 대통령이 최 씨와 재단을 공동 운영했다며 삼성과 롯데가 낸 재단 출연금을 박 전 대통령이 받은 뇌물로 보고 있다. 특검팀은 최 씨가 재단 공동운영을 제안했고, 박 전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여 안종범(58) 전 정책조정 수석에게 재단 설립을 지시한 것으로 조사했다. 최 씨는 재단 ‘회장님’으로 불리며 운영과 사업을 챙겼고, 박 전 대통령은 기업 총수를 만나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는 분석이다.

향후 재판에서는 박 전 대통령과 최 씨가 재단 운영과 설립 관련해 의견을 나누는 등 공모 정황이 있었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과 특검은 두 사람이 차명 휴대폰을 이용해 수백 차례 통화한 것을 근거로 들고 있지만, 공모관계가 인정되려면 두 사람이 재단과 관련해 논의했다는 보다 명확한 증거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삼성이 최 씨의 법인에 준 돈이 박 전 대통령에게 바친 뇌물이라는 논리도 재판 과정에서 입증돼야 할 대상이다. 특검과 검찰은 최 씨와 박 전 대통령이 사적으로 친밀한 관계임을 근거로 ‘최 씨가 받은 돈이 곧 박 전 대통령이 받은 것’이란 논리를 짰다.

최 씨가 삼성동 사저 매매계약을 도맡고 재임 기간 동안 의상비 3억 8000여 만원을 대납한 사실을 들어 두 사람이 사실상 ‘한지갑’을 썼다고 전제한 것이다.

재판에서는 박 전 대통령과 기업 총수들의 독대과정에서 ‘부정한 청탁’이 오갔는지 여부도 쟁점이 될 전망이다.

고도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