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S, 로젠택배 지분 100% 2700억원에 인수 합의설 - ‘차량 동선 분석 시스템’ 등 통해 국내 택배회사 위협 가능성 - “UPS가 상위 택배업체에 미치는 영향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도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글로벌 3위 특송물류기업인 UPS가 국내 5위 택배업체 로젠택배(점유율 7%)를 인수할 것으로 알려지며 국내 택배업체들이 긴장하고 있다. 특히 로젠택배 인수시 UPS의 자체 국제특송서비스(EMS)만 결합해도 국내 점유율 2위인 한진택배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그 동안 시장에서 ‘독주’를 이어나가던 CJ대한통운의 발목까지 잡을지도 모른단 관측도 나오고 있다.

2일 택배 업계에 따르면 UPS는 최근 홍콩계 사모펀드(PEF) 운용사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베어링PEA)’로부터 로젠택배의 지분 100%를 2700억원에 인수하는 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UPS는 DHL, 페덱스(FedEx), TNT와 함께 이른바 ‘국제 특송업체 빅4’로 불리는 회사로 지난 해에만 매출액이 한화로 약 69조에 달했다. 지난 2008년에도 대한통운과 합작해 1996년 세운 UPS-대한통운을 10여년만에 청산한 바 있다.

일단 로젠택배 측은 인수와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베어링PEA와 UPS간 수의계약 진행 여부가 사실 무근이란 얘기도 나오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UPS의 로젠택배 인수가 사실이라면, 강점인 ‘차량 동선 분석 시스템’을 십분 살려 단기간 내에 국내 택배회사들을 위협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는 전체 배송지를 분석한 뒤 우회전 하나만으로도 배송을 마칠 수 있도록 동선을 짜는 시스템으로 택배차량 가동률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다. 따라서 다품종 소량 구매가 빈번한 국내 온라인 시장을 충분히 공략 가능하단 것이다.

아울러 한국 내 합작사 운영 등 꾸준하게 한국 시장 진출을 모색해온 점도 국내 택배업계엔 위협적일 수 있다. 로젠택배 인수 이후 불거질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한 대비책을 충분히 마련했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다른 한쪽에선 CJ대한통운의 독주를 막기는 시기상조란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UPS의 로젠택배 인수로 발생할 수 있는 시너지 효과는 장기적으로 볼 때 UPS의 국제특송서비스를 활용해 직구, 역직구 시장에 침투하는 것”이라면서 “그러나 양사 물류 시스템을 통합하는 작업에는 최소 1년 이상의 시간 소요가 예상돼, 당장 기존 상위 택배업체들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상위 택배업체들과 로젠택배의 타겟팅 시장이 다른 점, 택배 단가 경쟁력이 낮은 점도 ‘걸림돌’이다. 박 연구원은 “상위업체들은 B2C, 로젠택배는 C2C 위주의 물량을 처리한다”면서 “설령 UPS가 기존 B2C 택배업체들과 경쟁을 시작한다 하더라도 현재 시장에 형성돼 있는 로젠택배의 박스당 단가가 시장 평균 및 사위 업체들과 격차가 크게 나 대규모 주문을 내는 화주 확보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CJ대한통운의 택배 단가는 로젠택배보다 30%가량 저렴하다.

류제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도 “UPS가 장기적으로 B2C 시장을 어떻게 공략할 지가 관건이지만 허브 및 서브터미널에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시장 진입은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UPS가 국내 택배업계의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이란 우려가 적잖은 가운데, CJ대한통운 관계자는 “UPS가 로젠택배를 인수한다 해도 단기적으로 상위권 업체들이 받는 영향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r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