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에 달한 시장의 공포 대변 ‘르펜·멜랑숑 결선行’ 최악 이미 프랑스 국채·유로 급락 전문가들 “세계경제 위협” 우려
르펜·마크롱 결선 가능성 커 위안 결선까진 유로·달러 하락 불가피 오는 23일(현지시간) 프랑스 대선 1차 투표를 앞두고 시장이 공포가 극에 달하고 있다. 선거 초기 예상과 달리 반시장주의를 표방하는 극단주의 후보들의 결선투표행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전문가들은 극단주의 후보가 결선투표에 오를 경우 유로존은 물론 세계 경제가 큰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프랑스 기업인들은 극우인 마린 르펜 후보와 극좌인 쟝뤼크 멜랑숑 후보를 뽑지 말아달라며 국민을 향해 호소까지 하고 나섰다.
▶시장주의자들 “극단주의 후보 결선행 막아야”=시장이 가장 두려워하는 시나리오는 르펜과 멜랑숑의 결선 투표 진출이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상위 1,2위 득표 후보가 5월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르펜의 경우 에마누엘 마크롱에 이어 2위를 차지한 만큼 결선행이 확실한 상황. 여기에 최근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멜랑숑까지 합세하면 제2의 그리스 사태ㆍ리먼브라더스 사태처럼 글로벌 경제에 위협을 줄 것이란 분석이다.
두 후보는 반시장주의자다. 르펜은 프랑스의 EU 탈퇴(프렉시트)를, 멜랑숑은 EU탈퇴는 아니지만 EU 내 프랑스 독립성 강화를 내걸고 있다. 영국에 이어 프랑스까지 EU를 나갈경우 혼란은 걷잡을 수 없게 된다. 민족주의 성향이 강해 보호무역주의 확산도 우려되고 있다.
급기야 기업인들이 극단주의 후보들을 뽑지 말아달라고 호소하고 나섰다. 19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200여개의 프랑스 기업 최고경영자들이 현지 일간지 르몽드에 양측 후보 가운데 어느 쪽도 지지하지 말아 달라는 공동 호소문을 냈다. 프랑스산업연맹의 피에르 가타즈 대표도 극좌나 극우 후보 중 어느 한 쪽이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중소기업부터 대기업까지 모두 커다란 리스크를 떠안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르펜ㆍ멜량숑 동반 결선행은 ‘최악의 시나리오’=르펜이 높은 지지율을 보이면서 시장의 긴장감은 이미 각종 지표에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미미하던 독일 국채(10년물) 수익률과 프랑스 국채 수익률격차(스프레드)가 지난 2월 77bp(1bp=0.01%)를 기록하며 2012년 유로존 위기 이후 가장 많이 벌어졌다. 독일과 함께 유럽에서 가장 안전한 채권이었던 프랑스 채권은 르펜의 득세로 투자가 위축되고 가격이 하락하면서 수익률이 급등한 것이다. 지난주 멜랑숑의 지지율이 급등하면서 두 나라 국채의 스프레드는 75bp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데렉 핼페니 MUFG 글로벌시장 유럽대표는 “르펜ㆍ멜랑숑 후보가 결선에서 맞붙을 경우 두 나라의 스프레드는 지난 2011~2012년 유로존 금융 위기 당시 수준을 빠르게 뛰어넘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달러에 이어 엔화에도 가치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 3월 중순 이후 유로ㆍ엔 환율은 6% 넘게 떨어져 116엔선 아래까지 밀렸다. 노무라는 “르펜과 멜랑숑이 2차 결선에 진출할 경우 유로화 매도세가 나타나 유로ㆍ엔 환율은 6% 정도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르펜이 최종당선될 경우 FT는 ‘제 2의 리먼사태’, 투자은행 UBS는“그리스 금융위기의 5배 수준의 위험”이라며 크게 우려했다.
최고의 조합은 중도파에 속하는 마크롱와 피용이 결선투표에 나가는 것이다. 마크롱의 최종 당선은 시장 차원에서는 호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포렉스크런치는 유로존 붕괴리스크가 낮아지는 만큼 마크롱 당선 시 유로ㆍ달러 환율은 1.10달러 수준으로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마크롱과 피용 둘 중 한 명이 멜랑숑과 대결하는 구도가 연출될 경우 시장에는 다소 안도할 만한 호재가 될 수도 있다. 시장 악재로 간주되는 멜랑숑이 최종 당선될 확률은 결과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시장은 아직 가능성이 가장 높은 조합은 르펜과 마크롱의 결선행이라는데 위안을 삼고 있다. 르펜이 결선투표에서 추가지지 확보가 쉽지않을 것으로 보여 마크롱이 25%포인트 격차로 당선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피용이 르펜과 결선 대결에 나가게 될 경우 피용이 15%포인트 격차로 르펜을 이길 것으로 예상되지만 결선투표까진 EU탈퇴 리스크가 계속되는 만큼 유로ㆍ달러의 추가하락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황혜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