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1월부터 1만8300여건 적발 “짧은 선거기간이 비방공세 부채질”
[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공식 선거운동 나흘째인 20일, 막 오른 선거전이 네거티브 공방으로 변질되고 있다. 대선 레이스가 22일로 짧은 만큼 후보들이 강력한 한방을 노리며 네거티브에 몰두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 넘은 네거티브는 이내 고소, 고발전으로 번지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월부터 지난 18일까지 총 1만8306건의 허위사실공표와 비방 행위를 적발했다. 지난 대선 6개월의 선거운동 기간에 총 적발된 건수(4043건)보다 4.5배나 많다. 선관위는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9건을, 후보자 비방과 흑색선전에 대해서는 6건을 고발 및 수사의뢰했다.
대표적으로 선관위는 지난달 22일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신연희 서울 강남구청장을 고발했다. 신 구청장은 1000여명이 참여한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놈현ㆍ문죄인의 엄청난 비자금’, ‘문재인을 지지하면 대한민국이 망하고, 문재인은 공산주의자’라는 제목의 비방글을 공유했다. 선관위는 “문 전 대표의 낙선을 목적으로 비방하고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며 신 구청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신 구청장은 지난 11일 경찰에 출석해 혐의에 대해 소명했다.
의원이나 정당이 직접 고소ㆍ고발에 나서기도 한다.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지난 17일 문 후보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와 형법상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과 선관위에 고발했다. 김 의원은 문 후보가 지난 13일 TV토론에서 “김진태, 윤상현 의원이 (안 후보) 지지 발언도 했다”고 말한 것을 문제삼았다. 19일 바른정당은 ‘지난 2007년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표결 당시 사전에 북한에 의견을 물었는지와 관련해 발언이 수 차례 바뀌었다’며 허위사실유포 혐의로 문 후보를 검찰에 고발했다.
문 후보 아들의 취업특혜 의혹을 두고도 치열한 고소ㆍ고발전이 전개되고 있다. 문 후보는 의혹을 제기한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과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을 고발했고, 두 사람도 맞고소할 방침이다.
사이버상에서 허위사실 유포나 비방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선관위가 지난 1월부터 지난 9일까지 사이버 공간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적발한 건수는 1만 8865건에 이른다. 3개월 남짓한 기간 동안의 적발 건수가 지난 2012년 대선까지 6개월 동안 적발된 7201건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22일 간의 짧은 선거 기간이 허위사실과 비방 공세에 불을 붙였다고 분석한다. 대선이 속전속결로 치러지는 만큼 후보자와 지지자들이 허위ㆍ비방글 하나에 따라 판세를 움직일 수 있다고 오인하기 쉽다는 것이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최근 이뤄지는 네거티브 공세에 대해 “여전히 네거티브가 통한다고 믿는 것”이라며 “재판을 하려면 적어도 한 달 이상은 걸리지만, 그 기간 동안 국민들의 마음을 흔들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검증 없는 의혹을 제기하는 것”이라고 했다. 정근식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대선과정에서는 토론을 통해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들을 확인하고 국민들의 공감대를 넓혀서 정책 전환이 가능한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며 “우리가 발딛는 현실에 대해 말하지 않고 옛날 문제를 끌고 와 비난하는 건 지양해야 한다”고 했다.
